TV를 잘 안 보는 편이라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꽤 유명인사가 된 정한이를 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도 또래에 비해 책을 적게 읽지는 않았다고 나름 자부했었는데 이제 11살인 정한이의 독서량이 3000권을 넘는다니 우리 아이는 명함도 못 내밀겠다. 더구나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책 안에 들어 있는 내용들을 모두 자기 것으로 만든단다.. 정말 대단한 아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비법이 뭘까하는 궁금증과 우리아이도? 하는 욕심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책을 많이 읽는 비법이 정한이의 타고난 책 욕심 뿐 아니라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부모의 역활이 많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여느 부모들과는 다른 가치관과 방법으로 소신있게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지금의 정한이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책과 친구처럼 놀았던 정한이는 독서하는 방법부터가 남다르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 부분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제목처럼 책갈피를 꽂아 두고 다른 책이나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그 자리에서 궁금증을 해소 한 후 나머지 독서를 한다. 정한이 엄마의 말처럼 보통은 산만하다고 야단을 칠 수 도 있는 모습이었지만 아이의 성향을 잘 파악한 엄마는 오히려 책갈피를 만들어주며 독려 해 준다. 이 처럼 정한이의 엄마는 여느 엄마와는 다르게 아이를 대해 왔다. 요즘은 좀 덜 하겠지만 보통의 엄마들은, 책을 어지르면 당장 치울 걱정에 정리 좀 하면서 읽으라고 야단을 치거나 엄마의 기준에 아이에게 별 도움이 안 될 거라고 판단 되는 책들은 아예 사주지 않는다거나 아이들이 좋아하는 학습만화를 못 보게 하면서 아이의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빼앗기도 한다. 아이에게 '즐독'하라고 강요하면서 정작 아이가 '즐독' 할 수 있는 분위기는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 환경이었다면 아무리 책을 좋아하는 정한이라도 최연소 퀴즈영웅이란 타이틀까지는 좀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한이 아빠 역시 보통 아빠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회사일로 피곤하고 지쳐도 매일 아이들과 잠자리 이야기라던가 잠자리 책읽기를 해준다.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 하면 설거지라던가 밥하는 것을 기꺼이 해주면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준다. 이 책은 정한이의 독특한 독서방법과 다양한 독후활동 뿐 아니라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의 장점을 키워주는 부모의 모습도 보여준다. 물론 정한이의 방법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정한이 처럼 될 수도 없는 것이고 각자가 갖고 있는 성향들 또한 다 다를 테니까.. 그러나 아이와 맞는 방법을 선택해 아이가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책과 친하게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