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도 이 책을 펴낸 출판사가 '소시민 시리즈'를 내온 '엘릭시르'다.
출판사에서도 이점을 의식하였는지 책 뒷면에 소시민 시리즈와 고전부 시리즈를 광고하고 있다. (물론 아무 뜻 없이 세 작품 모두 '일상 미스터리' 장르이기에 한 데 묶인 것 일 수도 있다.)
소시민 시리즈를 비롯한
일상 미스터리 장르가 가지는 단점 아닌 단점이 하나 있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어나 다시 이것들을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다.
평범한 일상은 의외로 단단하다. 이 안으로 복잡한 트릭의 수수께끼이나 머리 좋은 탐정과 같은 '비일상'이 끼어들 여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일상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누군가에 의해 발견 혹은 발명되어야 한다. 애초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것들, 혹은 시간에 흐름에 아무 저항 없이 묻혀버렸을 것들이 지나친 호기심과 과도한 상상력으로 인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것이 고전부 시리즈에서 지탄다 에루가 매번
'저, 신경 쓰여요!'
를 외치는 이유이다.
일상 미스터리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
'고양이의 제단'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나름의 섬뜩함과 치밀함을 보인다.
여기에 어른들의 도움 없이 혼자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의 연약함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귀여운 제목에 속아,
중2병 십 대들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큰코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