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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 반의 행복 - 저문 날의 어느 노부부 이야기 ㅣ 또 다른 일상 이야기
유선진 지음 / 지성사 / 2020년 12월
평점 :

[한 평 반의 행복]이라는 책입니다.
작가님이 80대로 접어든 2015년 85세 노령의 남편이 극한
스트레스로 쓰러져 병원에서 지낸 이후 집으로 돌아와
남편을 돌보면서 지난날의 회한과 지금에 이르러 감사하기까지.
틈틈이 일상의 일들을 써내려간 진솔한 글이었습니다.
53년의 부부생활을 편하게 쓴 글이라
금방 읽히더군요.
처음내용은 남편의 마음으로 아내가 쓴 이야기식으로
되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요양병원비가 매달 200만원씩 들어가다가
남편분이 더이상 차도가 없다는 말에
퇴원을 한 어느날
남편분이 이제는 돈도 못 벌어다 주는
한심한 병객이라고 말하자
작가님(아내)은 말합니다.
"당신이 왜 돈을 못벌어. 200만원씩 벌어다 주잖아."라며
봉투안에 200만원을 넣어 남편분에게 보여주는 내용에서
참 흐뭇했습니다.
이렇게 멋진 아내분이라니요.
저 같으면 못그랬을거 같아요.
남편이 쓴 기도문을 본 작가님의 생각.
내가 원하는 것을 똑같이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것.
이나이에도 존재한다는 것.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일인가.
얼마나 든든한 일인가.
이것은 부부가 해로할 때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다.
해로는 부부가 함께 살며 같이 늙어간다는 말이다.
자식들이 다 떠나가고 없을때도 같이 살고 있는것.
결혼 생활은 장거리 경주이다. 그것은 이인삼각 경주이다.
넘어지고 쓰러지곤 한다. 힘들다.
그러나 고지는 혼자 있기에 너무도 외로운 곳이다.
바람막이도 없고 지붕도 없다.
옆에 있는 사람만이 비바람을 막아줄 보호막이다.
이것이 해로의 미덕이고 결혼한 자의 마지막 은총이다.
이 책을 보면서 참 많은것을 느끼게 되었답니다.
앞으로 겪을 고령사회에 저와 남편도
이렇게 작가님처럼 이쁘고 아름답게 해로할수 있을까.
남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할 일이구나 라는 생각도요.
자주 투닥거리고 삐지고 싸우는 우리 부부인데
싸우는 날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분좋은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이라 정말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