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같은 말 - 시작하는 나에게 끝내주는 한마디
정명섭 지음 / 생각의서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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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락같은 말'........ 

    책 제목이 참 인상적이었다. 학창시절을 한참이나 지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벼락'이라고 하면 시험기간에 벼락치기로 공부하던 기억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걸 보니, 해마다 꼬박꼬박 나이를 먹긴해도 마음은 아직 철들려면 멀었나보다.

    이 책에서의 '벼락'은 책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늘에서 내리치는 벼락을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빛의 속도로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벼락처럼 언제 어디에서 우리의 뇌리를 스쳐지나갈지 모를 깨달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 이놈아! 정신차려!"

     호통과 함께 벼락처럼 어깨에 떨어지는 죽비가 해답인지도 모른다.

                         - 본문 4쪽 인용 -

    한 장면이 떠오른다. 심심산중에 있는 조용한 산사에서 가부좌를 한 채 명상에 잠긴 여러 스님들 사이를 거닐고 계시는 노스님 한 분........ 그 분의 손에 들려있는 죽비 하나.......   고요한 가운데 노스님이 거닐며 내는 옷깃 스치는 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어느 순간 '딱'하고 누군가의 어깨를 내려치는 죽비소리....... 죽비 한 차례를 맞은 스님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다시 명상에 잠기고.......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 돌아보니 '벼락같은 말' 속에 담긴 뜻은 바로 이것이었다. 바쁜 세상사에 치여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벼락같은 말'이 깨달음으로 다가와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여유를 찾길 바라는 저자의 간절함이라고나 할까? 그런 간절함을 담고 있으면서도 저자는 은근히 밀당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옛 스님들의 이런 이런 좋은 말씀들도 있어. 읽어볼래? 아님 말구!"하며 말이다.

      이 책이 옛 스님들의 말씀에 얽힌 이야기를 짜깁기한 그저 그런 책이 될지 아니면 운명을 바꾸는 시작점의 역할을 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 본문 5쪽 인용 -

    

 

 

      이 책은 4가지 주제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그 4가지는 사랑, 도전, 노력, 반성인데 옛 스님들이 하신 말씀 한 마디를 먼저 소개한 후 그 말씀을 뿌리삼아 줄기와 가지가 뻗어나간다. 그래서인지 은근히 불교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크리스천인 내가 읽기에 그다지 부담스럽다던가 불편함을 느낄 만큼 힘든 내용들이 아니라 누구나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읽는 내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제일 와닿았던 내용이 있어서 따로 메모를 해서 책상 유리안에 끼워두었다.

       우리는 왜 눈앞의 행복을 제대로 보지 못할까?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돌아보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얽매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삶이 지니는 무게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면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처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사랑이 시작되면 내가 얼마나 간절히 기다려왔는지 깡그리 잊어버리고,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들을 머릿속으로 꼽는다.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면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것을 원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갈등과 다툼이 생기고, 결국은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사랑에 목말라한다.

               - 본문 36쪽 인용 -    

       이 문구를 처음 읽는 순간 정말 내게 '벼락같은 말'로 다가왔다. 마치 아까 그 노스님한테 죽비로 어깨죽지를 한 대 맞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눈 앞의 행복을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늘 더 받길 바라고, 더 많은 걸 원하는 내 모습을 야단치시며 정신차리라고 호통하시는 것만 같았다.

       

 

 

        삶에 찌들려 하루하루 그냥 달력을 넘기며 사는 현대인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종교를 떠나 나 자신을 좀 더 돌아볼 수 있고, 내 마음 속 여유공간을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을 얻기에 참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운명을 바꾸는 시작점의 역할을 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라고 저자가 힘주어 말했는데, 다행히 나는 시쳇말로 '한 몫 건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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