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어서 밤새 읽는 유전자 이야기 재밌밤 시리즈
다케우치 가오루.마루야마 아쓰시 지음, 김소영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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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뉴스를 보다가 안젤리나 졸리에 관한 기사가 나왔는데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졸리가 자신의 유전자 검사를 했는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게 나와서 미리 예방차원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를 읽었을 당시에는 졸리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혹시나 발병하면 초기에 수술하면 되지, 일반인도 쉽게 결정하기 힘든 유방절제술을 유명 여배우가 결정했다는 게 그야말로 놀랍고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유전학이 얼마나 발전했으면 내가 그 병에 걸릴 확률을 알 수 있는 것인지 경이롭기도 했다. 그 무렵부터 유전학이라는 학문에 조금씩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제목도 흥미로운 '재밌어서 밤새 읽는 유전자 이야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다케우치 가오루라는 일본의 과학전문작가가 쓴 책으로서 '재밌어서 밤새 읽는 소립자 이야기',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과학이야기'에 이어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의 3탄이다.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Part 1 '재밌어서 밤새 읽는 유전자 이야기'에서는 유전자의 이름, 복제동물, DNA 수사, 암과 유전자의 관계 등을 다루고 있고, Part 2 '알수록 스릴 넘치는 유전자 세계'에서는 유전자 검사와 치료, 인간 게놈과 유전자 재조합의 진실, '우리가 품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의문들에 관한 답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Part 3 '유전학과 DNA를 둘러싼 모험'에서는 멘델을 시작으로 DNA와 염색체 등 유전의 역사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이 실려있다. 

 

 

          제목답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유전학 상식들이 많이 실려있어서 정말 책이 술술 넘어갔다. 마침 평소 궁금했던 노새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있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수나귀와 암말의 교배로 태어난 노새는 부모의 염색체 개수가 서로 다른데도 교배에 성공한 케이스다. 당나귀의 염색체가 62개인데 말은 64개인데도 노새가 태어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노새는 불임이라고 한다. 그리고 고양잇과의 대형도물인 호랑이, 사자, 재규어, 퓨마, 표범은 모두 각각 38개의 염색체를 가졌는데 자연계에서 이들이 서로 교배하는 일은 없으나 설사 교배해서 태어나더라도 그 개체는 불임이라고 한다. 언젠가 책에서 본 기억이 난다. 노새는 과거도 미래도 없는 슬픈 동물이라고.......

         그리고 우리가 실수로 많이 사용하는 말에 관한 소개도 있었다. 범죄관련 뉴스에서 자주 들리는 말 중에 "DNA가 일치한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이는 틀린 말이라고 한다. "염기배열 패턴의 일부가 아주 비슷하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새롭게 하나 알게 된 건강상식도 있었다. 담배보다 더 위험한 물질에 관한 소개였다. 우리가 알다시피 담배 연기에는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포함돼있다고 한다. 이 벤조피렌은 P53유전자를 변이시켜 암을 발생시키게 되는데 이것보다 더 무서운 발암물질이 우리 주변에 있다고 한다. 바로 곰팡이독이란다. 그 중 '아플라톡신'이라는 물질의 발암성이 아주 높은데 이 곰팡이는 땅콩류나 곡물에 생기며 조리할 때 쓰는 열로는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곰팡이가 핀 식품은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한다. 더 무서운 것은 '그럼 곰팡이가 핀 땅콩이나 곡류등을 안먹으면 되지!'라는 생각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곰팡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도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빵이든 땅콩류든 개봉하고 나면 바로바로 먹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한다.

         중세 귀족들의 초상화에 얽힌 이야기에 관한 소개도 기억에 남는다. 중세 귀족들은 초상화를 많이 남겼는데 당시 초상화가들 사이에 암묵적인 규칙이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얼굴의 마맛자국은 그리지 않는 것'이었다고 한다. 천연두를 앓고 난 후의 흉터인 피부의 울퉁불퉁한 자국들을 그리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다니,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천연두를 많이 앓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평소 궁금했던 생물학적 지식들을 비롯해서 유전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이 책 덕분에 나의 상식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다. 뿐만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자들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는 코너도 있어서 중학생인 딸아이에게도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단어는 괄호 안에 따로 부연설명이 되어 있어서 과학적 상식이 없는 과학초보자들에게도 누구나 쉽게 읽혀지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어서 4탄도 출간되기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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