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야 할 때 - 무른 생각을 단단한 말로 바꾸는 실전 스피치 노하우 50
김현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한때 잠깐 아나운서의 꿈을 꾼 적이 있다. 군인이신 아버지를 따라 수도권을 비롯해서 여기 저기를 이사다니다보니 지방에서 살아도 사투리에 비해 표준어 구사가 좀 더 익숙한 말투인데가 나름대로 발음이 정확한 편이라 아나운서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것도 이왕이면 희망이 가득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따뜻한 아나운서 말이다. 결국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tv 속 아나운서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특히나 김현욱 아나운서는 더더욱 나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물론 그는 나와는 성별이 다른 남자이긴 하나 내가 꿈꾸고 추구하던 방향에 그야말로 부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나온 방송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아나운서계의 유재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코믹함을 놓치지 않고 순간순간의 위트를 절묘하게도 살려내는 그의 언변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김현욱 아나운서는 2000년 KBS 26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서 12년간 굵직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다가 어느날 프리선언을 하게되었으며, 프리선언 이후 스피치 커뮤티케이션 교육 쪽으로 눈을 돌려 스피치 교육에 전념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는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다양한 실전경험도 쌓았다고 하는데, 그렇게 20여 년간 본인이 경험하고 체득한 내용을 정리하여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무른 생각을 단단한 말로 바꾸는 실천 스피치 노하우' 모음집인 것이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프롤로그를 읽던 중 마음에 와닿는 부분을 발견했다.

       제대로 된 말은 자신을 돋보이게 할 뿐 아니라 남을 행복하게 하기도 한다. 

       (중간생략)

       일상에서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나를 만든다.

                                   - 본문 6쪽 인용 -

       '일상에서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나를 만든다'..........   상당히 울림있는 말이었다. 내가 평소 하는 말들이 모여서 나를 만든다. 나라는 인격체가 내가 평소 내뱉는 말들의 집약체라고 생각하니, 말을 할 때 얼마나 신중하게 해야할지 새삼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특히나 아이들에게 말할 때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굳게 다짐을 하게 된다. 평소 내가 하는 말들이 모여서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의 이미지가 생겨났을텐데 말이다. 내가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엄마를 만든다는 생각에 더더욱 주의집중이 된다. 내일부터는 좀 더 따뜻하고 살가운 말로 다가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또 하며 말이다.

 

 

          그리고 또 마음 한 구석에 남는 구절이 있다.  

     춤과 말하기는 닮았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며 리듬을 타면서 서로 어울리기 위해 우리는 춤을 춘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을 중심으로 감정과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 우리는 말을 한다. 춤을 추려면 파트너의 체형 뿐만 아니라 상대가 어떤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 회의나 발표, 강연은 물론이고 일상의 대화에서도 듣는 사람의 특성과 입장을 모르고서는 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말도 춤처럼 듣는 사람(파트너)과 어우러질 때 더욱 아름답다.

                      - 본문 81쪽 인용 -

       이 책의 핵심이기도 한 내용이다. 저자는 다양한 스피치 법칙을 내세우며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긴 하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상대방과 감정과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 우리는 말을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나' 말고 '너'를 대화의 중심에 놓아야 하고, 단순하고 쉽고 간결하게 말해야 하며, 적절한 제스쳐를 함께하며 대화에 임하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영어권국가에서 ''foot in mouth'라는 표현을 쓰는데, '실언을 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그래서 반대로 'foot out your mouth'라고 하면  '실언을 수습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많은 사람들이 '발을 입 밖으로 꺼낼 정도'로 실언을 수습하게 되는 일이 생기는 대신, 김현욱 아나운서의 스피치 노하우를 배워 '머릿속 생각을 입밖으로 잘 꺼내는' 일들만 생겨나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믿고보는 김현욱 아나운서의 노하우가 담긴 책이니 그 내공은 충분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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