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레시피 - 가족이 꿈꾸는 행복
이경채 지음 / 프로방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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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럽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드는 생각이었다. 정말 저자가 부러웠다. 그야말로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부모님......인자하고 다정다감하시며 부부애도 깊어 평생을 서로 사랑하며 지내신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자....... 뿐만 아니라 살갑고 정이 넘치는 남편과 흠잡을 데 없이 잘 자란 자녀들.......  부러우면 지는건데, 정말로 저자가 한없이 부러웠다. 물론 털어서 먼지 안나는 가정이야 어디있겠냐만은 저자의 가정, 그리고 원가정을 보면 완벽조합 그 자체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결혼해서도 살가운 남편의 사랑속에서 알콩달콩 살아온 저자는 이렇게 넘치도록 받은 사랑을 '사랑탱크가 가득찼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 고맙게도 나는 어릴 적부터 사랑탱크가 가득 차 있었고, 결혼하고 살아오는 동안에서 그 탱크의 사랑용량은 줄지 않았다. 이젠 사랑의 그릇을

   좀 더 넉넉하게 퍼내려고 결심했다."

                   - 본문 10쪽 인용 -

     도서관에 자주 가고, 게을러지고 뭔가 막히는 것이 있으면 도서관에 가서 안정을 찾는다는 저자...... 그곳에서 스스로를 힐링하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에너지를 충전한다는 저자의 말에 역시 '사랑탱크가 가득찬' 자의 여유가 느껴졌다.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받은 사랑으로 평생 누리며 즐기며 살수도 있건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나누겠다는 저자의 고운 마음에 내 마음까지 따뜻해져왔다.

 

 

      이 책은 여섯 챕터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남편과 아내 마음 가꾸기

      2) 아빠와 아들 마음 가꾸기

      3) 아빠와 딸 마음 가꾸기

      4) 엄마와 아들 마음 가꾸기

      5) 엄마와 딸 마음 가꾸기

      6) 나의 마음 가꾸기

    부록) 축제 인생을 즐기는 5방법?

 

 

      남편과 나는 결혼한지 벌써 16년차다. 2002년 5월 결혼한 후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신혼을 보냈던 2002년이 아직도 얼마 전 기억 같은데 벌써 16년차라니,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그런데 슬슬 '권태기인 듯, 권태기 아닌, 권태기 같은'게 찾아온 걸 보면 결혼한 지 제법 되었음이 실감이 난다. 나와는 너무나도 패턴이 다른 남편의 모습이 신선하고 매력처럼 느껴져서 결혼했건만, 살다보니 그 모습들이 이젠 늘 충돌의 사유가 되고, 힘듦의 근원이 되며, 다툼의 화두가 되는 걸 보며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게 참 어렵다는 걸 하루하루 실감하고 절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남편과 아내 마음 가꾸기'를 꼼꼼히 읽어보던 중 남편과의 다소 멀어진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찾았다. 바로 '어린 시절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한다는 말은 사실 낯선 일이 아니다. 연인들은 만나기만 하면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 이야기의 소재 가운데 단연코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을 것이다. 자기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었는지를 끊임없이 보여주려 한다. 다만, 부부가 되었을 때는 오히려 남들에게는 절대로 하지 못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거기엔 용기가 필요하다.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하고 사랑과 용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연스레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게 되고 배우자의 말과 행동에 대해 마음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게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수록 부부관계는 더 깊어진다."

              - 본문 34~35쪽 인용 -

     나 역시 남편과 어린 시절을 얘기 나눈 적이 여러 번 있다. 남편이 어머니에게 혼나서 쫓겨났던 일, 야구를 너무 좋아했는데 아버지께서 야구장비를 풀세트로 사주셨던 날,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어서 늘 친구들이 부러웠다는 것 등등을 들으며 늘 주일에 교회를 가야하다보니 주말에 가족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는 말을 하는 남편의 모습이 너무 짠했던 기억이 난다. 교사이셨던 시아버지의 박봉으로 네 식구가 여유있게 살 수 없었음으로 그랬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에 어린 시절의 추억이 없었을 남편이 불쌍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을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자고 하면  유난히도 내켜하지 않고 싫은 내색을 비추는 남편의 모습에 많이 다퉜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었기에  그 문제로는 더 이상 다투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역시 부부간에 깊은 얘기는 꼭 필요한 것이다 싶다.

 

 

       그리고 요즘 한창 사춘기의 최고점에 도다른 듯한 중1 딸아이와의 관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엄마와 딸 마음 가꾸기'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어보았다. 그 중 제일 와닿은 것은 '되도록 많은 추억을 만들어라'였다.

       " 가족도 한사람의 아름다운 추억을 나누면 가족 전체가 행복해한다. 숨겨진 보화를 서로 친밀하게 공유하면서 순기능을 가진 가족관계 시스템이야 말로 최고의 자녀교육이다. 이런 생복수업을 하는 가정은 최고로 빛나는 아름다운 가문의 유산이 될 것이다."

              - 본문 232쪽 인용 -

        아까 저녁 때 우리 네식구가 잠시 외출을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운전중이던 남편이 어느 국수집을 가리키며 옛날에 우리가 갔던 국수집인데 여기로 이전했나보다면서 얘기를 꺼냈다. 상호를 보니 기억이 났다. 큰아이가 4살이던 무렵 처음으로 아이와 국수를 먹으러 간 식당이 바로 그 집이었다. 포크질도 서툴러서 급기야 손으로 국수를 집어먹던 큰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그 날 국수를 처음으로 먹던 아이의 모습을 두 딸아이에게 얘기해주며 덕분에 한바탕 추억여행을 하게 되었다. 국수 하나로 네 식구가 추억여행을 하다니......... 정말 추억의 소재는 그 어떤 것도 비교우위가 없지 싶다. 모두가 다 귀하고 소중하니 말이다.

 

 

      저자는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전해주고픈 이야기들로 이 책을 구성하였다고 한다. 자녀들이 자라서 남편이 되고, 아내가 되고, 부모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될 때 그 아이들에게 친정 부모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 요즘 권태기와 사춘기로 남편과 딸아이 대하기가 많이 힘들었는데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마치 친정엄마에게 실컷 하소연을 하고, 엄마로부터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은 기분이다. 그래서 나처럼 가족들로 맘고생하거나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또 한 분의 친정엄마를 만난 기분이 들 것임을 알기에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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