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영어를 참 좋아했었다. 다들 싫어하고, 어려워하고, 기피하는 대표과목 중 하나인 영어를 난 참 좋아했다.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영어선생님이 여러 분 계셨는데, 그중 제일 좋으신 학교 선생님을 만났던 것 같다.
처음 영어를 배우는 우리에게 쉽게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셨고, 조금만 잘 해도 내가 아주 잘하는 것 같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긍정의
메시지를 많이 주신 것 같다. 그래서 두려움 없이 과감히 도전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꾸준히 공부를 하다보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도 난 영어를 참 좋아한다.
언젠가 인터넷 기사에서 이시원 선생님의 글을 본 적이 있다. 연령대별로 효과적인 영어공부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중
20~30대에게 권하는 영어공부법이 와닿았다. 취업준비와 직장 생활로 바쁜 이 연령대는 따로 시간을 내어 오랜 시간을 공부하는 것보다 짧은
온라인 강의를 하루 5분 씩이라도 꾸준히 반복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어연결법'을 추천했다. 쉬운 일상적 단어를 활용해서 단어의
연결 원리를 배우는 비법인데 쉽게 말해 쉬운 단어로 문장을 만드는 것을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원리였다. 그래서인지 책표지에도 '영어문장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기적의 단어 연결 공식'이라는 타이틀이 달려있다. '단어 연결 공식'........ 이시원 선생님 영어학습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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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하는 말의 70%는 과거형이다. 따라서 영어의 핵심이 되는 과거형만
완벽히 마스터하고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다면 영어회화의 70%는
완성하는 셈!
- 책 표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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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적혀있는 이 글귀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하는 말의 70%가 과거형이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다. 우리가 보통 현재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얘기하는 것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얼 했는지, 무얼 먹었는지, 오는 길에 누굴
만났는지, 먹어봤는데 맛이 어땠는지, 계단을 오르다가 넘어져서 어떻게 됐는지, 영화를 보고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등 정말 우리는 과거형 시제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영어공부를 제일 처음 할 때 보면 우리는 현재시제를 먼저 배운다. 그리고 과거시제, 현재완료, 과거완료 등
현재시제를 시작으로 12시제를 배우는 게 사실이다. 표지글만 보고도 앞으로 영어를 더 공부하면서도 과거시제에 좀 더 힘을 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되었다.
우리는 시제를 배울 때 대부분 동사의 형태변화를 암기한다. 그 순서를 보면 '현재-과거-과거분사(p.p.)'의 순서였다.
예를 들면 'come-came-come', 'begin-began-begun', 'know-knew-known'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의 맨
앞 부분에 보면 그와 비슷한 동사변화표를 소개하며 외우게 되어있는데 조금 다르다. '현재-과거-과거분사'의 순서가 아니라,
'현재-과거-현재완료(have+p.p.)'의 순서로 말이다. 즉, 'come-came-have come', 'begin-began-have
begun', 'know-knew-have known'처럼 말이다. 순간 감이 왔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시제인 '현재완료' 시제와 좀 더
친해지도록 동사변화를 외울 때 '현재완료'시제까지 같이 암기하도록 소개한 것이다. 와우~ 이런 발상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경이감을 표한다.
이 책은 모두 26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거와 관련된 시제를 하나씩 차례로 소개하고 있다.
1강. I studied. - 과거형
2강. I studied English. - 과거
긍정
3강. I've studied
English. -
현재완료
4강. I've been studying
English. -
현재완료진행형
5강. I didn't sudy English. -
과거 부정
6강. I haven't studied
English. - 현재완료 부정
7강. I haven't been studying
English. - 현재완료진행형 부정
8강. Did you study? -
과거질문
9강. Have you studied? - 현재완료
의문
10강. Have you been studying?
-현재완료진행형 의문
11강. I was busy. - 과거형 Be동사
긍정
12강. I was not busy. - 과거형 Be동사
부정
13강. I have been busy. -현재완료 Be동사
긍정
14강. I have not been busy. - 현재완료
Be동사 부정
15강. I was here. - 과거형 Be동사
긍정
16강. I wasn't here. - 과거형 Be동사
부정
17강. My pen has been here. - 현재완료
Be동사 긍정
18강. I have not been there before.
- 현재완료 Be동사 부정
19강. This was the issue. - 과거형 Be동사
긍정
20강. This has been the issue.
- 현재완료 Be동사 긍정
21강. This computer is made in
China. - 수동태 현재
22강. This computer was made in
China. - 수동태 과거
23강. This computer has been made in
China. - 수동태 현재완료
24강. I should have studied. - '~해야
했는데'
25강. I could have studied. - '~할 수
있었다'
26강. I was studying. -
과거진행형
역시 '단어연결법'에 입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I studied.'이라는 단순한 과거형 문장에서 시작해서 여러 시제들 뿐
아니라, 의문문, 부정문, 수동태까지 다양한 상황속에서 쓸 수 있는 문장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어 간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어강사들이 주장하는 '영어식 사고'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식 사고'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본문의 내용을 보면 한국어를 보고 영어로 바꾸어 보고, 그러고 나서 같은 문장을 이번에는 영어를 한국어로 바꾸어 보며 반복적으로 연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난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참신하다'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공부방법이 아닌 좀 다른 방법이라는
게 참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시제, 자주 사용하는 단어, 한국식 사고법에 맞게 책이 구성되어 있어서 초보자가 영어를
배우기에 참 알맞은 책이다 싶다. 이 책의 활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약간 남긴 하지만, 중간중간 소개되어
있는 시원스쿨닷컴 후기글들을 보며 영어공부의 의욕을 좀 더 불태울 수 있었다.
"영어가 안되~면 시원 스쿨~닷컴~!" 하던 광고송이 귓가를 맴돈다. 제법 중독성 있는 멜로디다. 이 광고대로 여러
가지 이유로 영어가 부담스럽고 안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표지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이시원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는 것만 같다. "쉽게 가자구요~!" 맞다. 뭐든 배울 때는 쉽게
가야된다. 나도 다시 첫페이지로 가서 매일매일 쉽게 조금씩 반복하며 영어말문이 트이길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