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의 인간학 - 비움으로써 채우는 천년의 지혜, 노자 도덕경
김종건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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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정유년..... 나는 41살이 되었다. 작년에는 그래도 만으로 39세라고 억지라도 부렸는데 이제는 제대로 40대가 된 셈이다. 급작스레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고 싶지는 않았던 터라 '40대 맞이' 준비계획의 일환으로 작년 연말무렵부터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소 두꺼운 책이기는 하나 전체가 101가지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어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도 넉달이면 다 읽겠다 싶었다. 그래서 욕심부리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여 지금껏 읽고 있다.

      '행복한 삶을 위한 공자의 매뉴얼'인 논어를 읽던 중, 누군가 나에게 그러는 것이다. "젊어서는 논어를 읽고 늙어서는 도덕경을 읽으라!"  순간 '도덕경'은 또 어떤 책인지 궁금해졌다. 공자의 '논어' vs 노자의 '도덕경'이라.......  어렵지는 않을까 싶어 쉽게 도전하지 못하던 찰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평범한 직장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형식의 인문서'라는 책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 도덕경 입문서로 제격이겠다 싶어 무척이나 반가웠다. 소설형식이라니........  이런 횡재가 있을 수 있나!  나처럼 도덕경을 읽고는 싶으나 쉬이 도전하지 못하는 초보 입문자들에게 그야말로 딱이다 싶은 생각에 서둘러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에 앞서 '도덕경'이란 과연 어떤 책인지 설명이 궁금해졌는데 마침 책의 초반부에 도덕경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었다.

    '오천 자의 지혜로 현재를 살다.'

    나는 눈이 번쩍 뜨였다.

    '오천 자?'

    오천 자라면 어제 아내가 건제준 문서의 제목이 아닌가. 나는 서둘러 책을 집어 들었다. 제목은 도덕경이었다. 고대 중국의 노자라는 성인이 주나라를 떠나면서 함곡관이라는 관문을 지키던 관리에게 남긴 지혜의 문서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 본문 26~27쪽 인용 -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와 두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맞벌이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집안일은 아내에게 도맡기고, 늘 회사일에 치여 피곤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날마다 술을 마시며 주말에는 점심 때가 다 되어야 일어나 늦은 점심을 먹고 쇼파에서 뒹굴거리다 아내의 잔소리에 못이겨 마지못해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 바람을 쐬고 오는 그야말로 삶에 찌들어 사는 사람이다. 그러다 결국 아내에게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며 사표를 쓰겠다고 한다. 그 때 아내는 주인공에게 사표는 안된다는 단호한 한 마디와 함께 도덕경을 건네며 이 책부터 읽어보라고 권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나 역시 우리집에서는 아내이다. 그러나 직장을 다니는 상황이라 그런지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전에 주인공의 그 상황이 너무나도 이해가 되었다. 직장일에 치여 늘 피곤에 절어 사는 모습......  나에게 안식년을 주고 싶다며 직장을 쉬고 싶어하는 마음..... 그야말로 내 상황과 절묘하게 일치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아내가 주인공에게 건네 준  '5천자의 지헤'라는 슬로건이 붙은 도덕경에 과연 어떤 내용이 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도덕경을 바탕으로 한 소설형식의 내용이라인지 본문 군데 군데 도덕경 내용이 나와있었다. 그 중 계속 머리속을 맴돌며 내 마음에 자리잡으려고 하는 내용을 찾았다.

     합포지목   생어호말

     合抱之木 生於毫末

    

     구층지대   기어루토

     九層之臺  起於累土

    

     천리지행   시어족하

     千里之行   始於足下

 

      아름드리나무도 털끝만 한 싹에서 자라나고,

      구층의 누각도 흙을 다지는 것으로 비롯되며,

      천 리 길도 발아래에서 시작된다.

      

        -  도덕경 64장 인용 -

     무언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과연 '내가 그 일을 할 수나 있겠어?', '어느 세월에 그걸 다해?'라는 생각 등으로 포기하고 시작조차 마음먹지 못할 때가 많은데, 도덕경 64장 내용을 보니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세삼 깨달아졌다.

     

 

     도덕경을 읽기 시작한 주인공은 점점 변화하기 시작한다. 늦잠으로 하루를 정신없이 시작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새벽에 일찍 일어나 도덕경을 필사하고 명상을 한 후, 스트레칭 및 운동으로 아침시간을 풍요롭게 활용한다. 그로 인해 출근준비도 꼼꼼해졌고 회상에서의 생활에도 여유가 생겼으며 일의 능률도 올라 다른 동료들이 알아볼 만큼 놀라운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결국 회사에서 주는 우수사원 포상까지 받게 되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는 금연에 이어 금주까지 성공하게 되었으며, tv 앞에서만 살던 아빠가 아닌 모범적인 아빠의 모습을 되찾음으로써 온 가족과 함께 하루하루 즐겁고 활기차게 보내게 된다. 이 모든 게 도덕경에서 시작되었다니........  소설이지만 보는 내내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나도 이 책의 주인공의 아내처럼 남편에게 도덕경을 선물하면 이런 변화가 올까?'라는 기대심리가 생겨난 것도 사실이다. 남편까지 갈 것 없이 내가 먼저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주인공처럼 늘 시간에 쫓겨살고, 삶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나에게 그야말로 필요한 게 도덕경이라는 간절함마저 들었으니 말이다.

    비움으로써 채우는 5천자의 지혜 도덕경......   이제 소설이 아닌 원문으로 만나보고 싶다. 81장의 지혜를 통해 나도 이 책의 주인공처럼 변화된 삶을 살고 싶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걸 보니 서둘러 책을 사러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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