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6가지 방법 - 엄마여행자를 위한 친절한 여행지침서
김춘희 지음 / 더블:엔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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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에 초등학생 두 딸아이를 데리고 일본여행을 다녀왔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를 보고난 이후부터 몇 년 째 아이들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고 싶다고 하도 노래를 불러서 다녀오게 되었지요. 그냥 편하게 가이드만 따라다니는 패키지 여행이 아니라, 3박 4일의 자유여행인지라 의사소통 및 낯선 길 찾아가기가 걱정이 될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것보다 더 큰 걱정이 있었답니다. 한창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큰딸 아이였죠. 그 순하디 순하던 녀석이 이젠 툭하면 짜증 내기 바쁘고, 매사에 태클을 거는 일이 다반사인데다 가족끼리 나들이를 가더라도 늘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터라 이번 여행의 복병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답니다. 오죽했으면  짧은 영어실력이나 '낯선 길을 어떻게 찾아가지?' 따위는 걱정의 축에도 들지 못했을까요. 그 정도로 사춘기 소녀와의 여행은 다른 가족들을 불안에 떨게 하기에 충분했답니다.

     여행 가기전부터 이렇게 맘을 졸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6가지 방법'이라........  솔깃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목이 맘에 들었구요. '아이를 데리고 가는.......',  '아이와 같이 가는........'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이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책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지요.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다 알 겁니다. 사춘기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게 많은 인내와 고뇌를 동반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죠.

   "아이와의 여행은, 아이를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입니다. 아이들의 힘을 믿어 보세요.

   그리고 이 책이 전하는 여행의 힘'도요.

    세상에 어려운 여행은 없습니다!"

             - 본문 6쪽 인용 -

 

 

      이 책의 저자는 5학년, 다섯 살인 두 아이를 데리고 2주 동안 시드니, 브리즈번 등을 여행하는 것으로 첫 여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처음 하는 여행이다보니 흥미로운 볼거리와 안전한 여행이 보장되는 호주를 택했다고 하네요. 대단함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남편없이 두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을 한다는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지만, 그것도 가까운 아시아가 아닌 우리와 계절도 정반대인 나라, 직항비행기로 최소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나라를 첫 여행지로 선택했다는 데서 저자의 스케일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여행은 더 스케일이 크네요. 큰아이가 6학년, 둘째아이가 6살일 때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 4개국을 30일간 여행을 합니다. 남들은 예비중학 코스를 밟아주는 중요한 시기이다보니 저자 역시 엄마의 본능으로 수학문제집 한 권을 챙겨서 다녀왔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서 엄마로서 격하게 공감이 되더군요. 저라도 그랬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세 번째 여행은 큰아이가 중3 겨울방학이던 때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로 30일짜리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고등 3년분 에너지 충전'이라는 이 여행의 테마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뒤에서 묵묵히 밀어주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여느집 엄마들과는 다른 이런 마인드를 가진 저자의 담대함과 여유로움이 참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구요. 3박 4일의 일본여행을 앞두고 날마다 사춘기의 정점을 갱신하고 있는 큰아이와 어떻게 다녀야할 지 고민하고 걱정하던 제 모습이 어찌 그리 부끄럽던지요. 30일간 다녀오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지요. 많은 반성을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떠나는 '우리끼리' 여행은, 그래서 누구라도 할 수 있습니다. 겁쟁이 엄마라도 문제없습니다. 엄마가 약해지면 아이들이 강해집니다.   

   지만 세상에 엄마와 아이들 뿐인 여행에서 약해질 엄마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아이들은 최고의 여행 파트너입니다."

            - 본문 12쪽 인용 -

 

 

 

  이 책은 제목에 제시된대로 여행하는 방법 6가지에 대해 요긴한 정보들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요. 

  1) 달인처럼 준비하기

      - 여행스케줄 짜기, 항공권 싸게 구하는 팁, 1일 평균 지출액(식비, 관광비, 교통비 각각 1일 10만원), 숙소 고르는 팁, 렌트카 사용 경험기,

        현지투어의 장.단점 

  2) 꼼꼼하게 짐꾸리는 방법

           - 짐은 여행 구성원의 수보다 한 개 적어야 함, 비상약은 필수!

           - 여행 가방을 꾸리는 기본 원칙 :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있어야 하는 것'을 추리는 것

           - 전체 경비 중 현금과 체크카드 계좌의 비율은 6:4 정도    

  3) 탐험가처럼 여행하기

        - 오감으로 기억하는 여행, 이야기하는 여행, 도우미가 있는 여행, 포기하는 여행, 정리하는 여행, 사이좋은 여행           

   "감동 포인트가 달랐습니다. 내가 받은 감동을 아이도 느끼길 바라는 건 욕심이고 강요였습니다.

   아이와 같은 감동 포인트, 포기하세요. 자신만의 여행법을 찾아내는 의미 있는 여행이 시작될 테니까요."

            - 본문 133쪽 인용 -

 

   "사춘기 아이의 사생활을 보장해주기로 했습니다. 잠들기까지 얼마 동안 전혀 간섭하지 않는 온전한 아이의 시간을 만들어주었습니다(엄마가 너의

   시간을 보장하고 있노라는, 귀띔이 필요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이란, 말하지 않으면 절대 모르더라구요!).

  사춘기 아이의 사생활, 특히 스마트폰 타임을 보장해주세요.

  사이좋은 여행도 보장됩니다."

             - 본문 146쪽 인용 -

 

  4) 현지에서 살아남기

      - 평소 자투리 시간(설거지 시간 등)에 영어회화 계속 듣고 기본 영어실력 쌓기

      - 여행 중 엄마의 불안을 아이들이 알게 하지 않기

      - 아이가 가족과 헤어졌을 시에 지켜야 할 행동수칙을 약속으로 정하기

      - 늘 위풍당당하고 기죽지 않기

      - 현지 음식으로도 충분히 한국음식처럼 해먹는 노하우

  5) 아이가 즐거운 여행

      - 아이들은 특별한 곳에서 하는 새로운 경험보다 특별한 곳에서의 익숙한 체험을 더 충분히 즐긴다.

      - 어린이 도서관을 백배 활용하라.

      -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6) 엄마도 행복한 여행

       - 낮의 여유를 즐겨라(산책 day)

       - 내가 귀해지는 경험 즐기기(공연보기 등등)

       - 하루쯤 슈퍼마켓에서 쇼핑 즐기기 

 

 

  책을 읽는 내내 저자가 여행 전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고, 여행지에서 많은 인내와 고충을 겪었으며, 기쁨과 즐거움 뒤로 숱한 후회와 실망 또한 맛보았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행간에 실려있는 저자의 노고가 그대로 와닿았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세 번이나 장기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이유를 책의 에필로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은 아이가 달라지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에서 보지 못한 아이의 귀한 장점을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본문 241쪽 인용 -

   저도 그랬답니다. 3박 4일간의 일본 여행을 다니는 내내 여행전 미리 짐작하고 걱정했던 큰아이의 또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었거든요. 천방지축에 언제 토라질지 모르는 예민한 사춘기 소녀인 줄만 알았는데, 여행지에서 씩씩하게 큰 캐리어를 끌기도 하고, 복잡한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길을 헤맬 때 제법 길을 찾아가는 멋진 모습을 몇 번 보여주더라구요. 그리고 아픈 동생을 의젓하게 챙겨주는 모습, 친구들 줄 선물을 고르는 모습 등 평소 잘 보지 못했던 아이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이번 여행이 없었으면 알지 못했을 예쁜 모습들을 말이죠.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란 '일상에서 보지 못한 아이의 귀한 장점을 알아보는 시간'이란 것을 알게 해 준 이 책 덕분에 벌써부터 다음 방학이 기다려집니다. 저자가 알려 주신 깨알 팁들을 바탕으로 저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 준비를 해보려구요. 소심 9단 엄마였던 제게 이렇게 무한 자신감을 안겨주신 저자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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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4 14: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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