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픔의 문장들 - 끝내 바스러지지 않은 내가 당신의 두 손에 쥐어준 30일의 위로
조기준 지음 / 아토북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일요일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면 뭔가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진다. 저녁을 급히 먹어서 체했나 싶을만큼 밀려오는 갑갑하고 답답한 그 기분은 희한하게도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나를 찾아온다. 모든 걸 다 가진 듯 힘이 솟아오르는 금요일 저녁시간과는 반대로 급격히 체력도 다운되는 듯한 일요일 저녁의 그 허무함은 모든 직장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바로 '일요일이 다 가고, 아쉬움이 밀려오는' 그 기분 말이다. 그럴 때면 자유로운 출퇴근 시간에 재택근무도 가능한 프리랜서의 삶을 꿈꾸곤 한다. 월요일 아침에 늦잠도 잘 수 있을 것 같고, 낮시간에 은행업무도 자유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으며, 낮잠도 원하는대로 잘 수 있을 것만 같은 프리랜서! 그렇게 나는 프리랜서의 삶을 동경하며 꿈꾸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이 한 프리랜서의 30일간의 기록이라기에 얼른 읽고 싶었다. 과연 프리랜서의 일상은 어떨지, 얼마나 자유로울지 읽기도 전에 나의 기대는 무척이나 컸다.
이 책의 저자는 한 출판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던 중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원감축 대상들 중의 한 명이 된다. 아직은 편집자라는 타이틀조차 제대로 달지 못한 직원들을 내보낼 수 없었기에 직원들을 출판사에 남기는 조건으로 총대를 메고 본인이 나오게 되었단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프리랜서'의 세상속으로 뛰어들게 된 저자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그 곳에서 점점 마음의 병을 키우게 된다. 불안감의 결과로 나타난 강박장애는 저자를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결국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까지 받게 된다. 그렇게 마음의 병으로 힘든 와중에도 저자는 꺼져가는 삶의 불꽃을 다시 살려내듯 자신의 일상을 담담하게 하루하루 써내려간다.
그렇게 쓴 글이 part 1, part 2를 완성하고 결국 part 4까지 빼곡이 채워 그야말로 '피, 땀, 눈물'로 이 한 권의 책을 펴내게 된 것이다.
고백하건대,
이 책의 PART 4 원고는
원래 앞선 PART 1, 2, 3와는 다르게 그 분량이 몹시 얄팍했다.
PART 4의 글을 서너 개 적어 내려갈 때까지만 해도
내 몸과 마음의 상태가 '최악'의 밑바닥까지는 아니었기에,
눈물을 삼키며 꾸역꾸역 활자를 짜낼 힘이 남아 있었다.
(중간 생략)
그렇게 살아도 죽은 것 같았던 억겁의 몇 달을 속수무책으로 흘려보낸 후,
오직 생존을 갈망하는 처절한 힘 하나로
남은 몇 개의 글을 핏물로 적듯 채워 넣은 것이다.
- 에필로그 中 -
그 누구도 직접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 아픔의 터널을 통과하며 한 자 한 자 마음에 새기듯 써내려간 30일간의 기록들. 자칫 결말이 지어지지 않아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할 뻔 했던 저자의 스토리가 이렇게 무사히 출간되었다는 걸 알고나니 이 책이 그냥 일반적인 책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다 스며들어 있을 저자의 눈물이 느껴지기에 읽는 내내 허투루 읽히지 않았다. 특히 하루 하루의 이야기마다 저자 자신이 스스로에게 토닥토닥 격려하며 남긴 글은 읽는 내게 더 큰 위로로 다가왔고 나 뿐 아니라 수많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다. 따뜻한 '영혼의 수프'가 될 것 같은 이 책을 오늘도 마음이 아파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심스레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