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이 나에게 - 온몸의 세포가 뜨겁게 행복한 덕후의 나날 나에게
박지은 지음 / 몽스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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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웠다. 80년대 당시 '학원'이라고 해봐야 주산학원,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등이 전부이던 시절, 동네에 작은 피아노 학원이 있던 덕분(?)에 난 피아노를 배울 수 있었다. 갑자기 이사를 가야 하는 바람에 2년 정도 배운 게 내 인생의 피아노 교습의 전부였지만, 감사하게도 아직도 피아노를 그래도 조금 치는 편이라서 어지간한 반주는 가능할 정도이다. 그리고 더더욱 감사한 건 어린 시절 피아노를 치며 접한 많은 곡들을 통해 음감도 생겨나고 많은 음악가들을 자연스레 알게 된 덕분에 성인이 된 지금도 클래식은 내게 마음의 고향같은 편안함을 준다.

       잠깐이라도 피아노를 접해 본 나에게조차 음악은 내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인데, 6살부터 피아노를 배워서 음대를 갈지 고민까지 할 정도였던 저자에게 음악은 그야말로 호흡과도 같지 않았을까?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피아노 연주를 찾아다니며 듣는 열혈 매니아다. 싱가포르에서 K-POP 공연 에이전시를 운영하다가 40대 중반에 미국 애틀랜타로 이주한 저자는 늘 그렇듯 영화보듯이 피아노 연주회를 즐기던 어느 날, 지인들과 함께 유튜브를 통해 클라이번 콩쿠르 결승에서 우승을 한 임윤찬의 연주실황영상을 보고는 그날부로 '임윤찬 덕후'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흥분과 황홀 속에서 영상을 보고 또 보며, 울다 웃다 새벽 네 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는 저자는 50대가 아니라 10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순수하고 풋풋한 마음을 가진 분임이 틀림없다 싶다. 중년의 나이에 무언가에 홀릭된다는 게 어디 쉽냔 말이다.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저자는 임윤찬의 해외 공연 일정을 꿰고 있으며 공연 일정이 잡히기 무섭게 1년도 전에 예매하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듣고야 마는 그야말로 '찐팬'이다.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취미라 이번 생은 '통장' 대신 '텅장'예정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다시 일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서 직장에서 슬슬 손을 떼는 시기이기도 한데 저자는 임윤찬 공연을 하나라도 더 잡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알뜰히 모은다고 하니 그녀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안 봐도 알 것만 같다. 뿐만 아니라 임윤찬 덕분에 그녀의 피아노 연습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임윤찬이 연주하는 모습을 닮고 싶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습할 때가 많아졌고 그로 인해 내적 친밀감이 더 쌓여가고 있단다.

       이제 곧 50대로 접어들게 되는 나로서는 그녀의 열정과 진지함이 사뭇 부럽다. 언제부턴가 느껴지는 몸과 마음의 노화로 울적하기도 하고 기운빠지기도 하는데 '덕후'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저자를 보니 나도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나 찾아보아야겠다 싶다. 나를 설레게 하는 게 무엇인지, 뭘 할 때 살아있음이 느껴지는지 나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찾아보아야겠다. 나의 '임윤찬'은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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