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름답게
박민배 지음, 유경희 그림 / 신사우동호랑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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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내의 칠순 기념 선물로 책을 발간한 남자. '100점 화폭에 담은 삶에 소소하게 기획한 나의 틈새이야기'라고 책의 의미를 정의하며 아내의 그림 옆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는 남자. 그야말로 최고의 남편이자 센스 넘치는 인생의 동반자가 아닐까 싶다. '화폭에 닮은 삶 그리고 틈새 이야기'라는 부제를 읽는 순간 예사롭지 않은 문인의 향기(?)가 난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편되시는 박민배 교수님은 문단에 등단하신 문인이며 상하문학동인회 동인회장을 맡고 있으신단다. '깨달음의 즐거움 및 본인을 찾는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새벽마다 '아침편지'를 인터넷에 10여 년 넘도록 띄우고 있으실 정도로 글쓰기를 정말 사랑하는 이 분.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을 때마다 말랑말랑한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라 옆 페이지 가득 차지하고 있는 그림과 함께 무척이나 잘 어우러진다. 



       분명 왼쪽 페이지 가득 한 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고, 오른쪽 페이지 가득 정물을 비롯한 우리 주변의 풍경 그림이 실려있는데 좌우를 읽고 감상하다보면 마치 한 편의 시화를 읽고 사색에 잠기는 기분이 든다. 




       남편 작가님에 비해 아내 작가님에 대한 설명은 많지 않고 짤막짤막한 약력소개가 전부인데 한 구절이 나를 무척 설레게 했다.

       ' 1980~1994 여주여중, 수일여중, 수원여중에서 교사로 재직

         2002 ~ 취미로 미술함

                  since 2002 단체에서 미술 활동하고 있음'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14년 정도 교편을 잡고 그 이후로는 자신이 좋아하는 미술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니, 그것도 업이 아닌 취미로 말이다. 게다가 그렇게 그림활동하며 모은 그림들을 엮어 만들어진 책을 남편으로부터 칠순선물로 받은 아내 작가님이 무척 부러웠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실려 있는 제주 섭지코지에서 찍은 부부사진과 글귀들 중 한 부분이 나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사랑으로 충만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인생 소풍을 마치는 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언젠가 끝이 찾아온다.

함께하는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우리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자.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하늘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최선을 다해 잘 이별하는 것.

그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우리의 만남과 이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그 숙제를 더 아름답게 오롯이 여기에 담고자 했다.

- 프롤로그 中 -


       다정하게 어깨동무하고 계신 두 작가님의 모습과 함께 인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아름답게 담고자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는 프롤로그의 이 글귀 내용을 읽는데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20여년 간 아내가 그린 많은 그림들을 펼쳐놓고 두 부부가 고심하며 한 장 한 장 고르는 모습, 그림 한 장 앞에 두고 한참이나 추억에 빠져 이야기 나누셨을 모습, 남편의 글을 함께 읽으며 이건 빼자 저건 넣자 하며 고민하셨을 모습들이 마치 눈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두 분이 우리 부모님과 연배가 비슷하셔서인지 일면식도 없는 그 분들의 글과 그림은 나에게 묘한 공감과 가슴찡함을 안겨주고도 남았다.    




       일상에서 혹은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담담하게 전해주시는 두 작가님의 글과 그림. 삶이 힘들거나 그로 인해 지칠 때 차 한 잔 하듯 펼쳐들고 보고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든든함이 생긴다. 여기저기서 치이고 밟혀서 더럽혀지고 꼬깃꼬깃해진 마음이어도 이 책을 읽다보면 아마 내 마음 또한 '아름답게' 바뀌어질 것 같다. 이렇게 작은 위로로 다가와 주신 두 작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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