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일기
김소주.김선재.김규원 지음 / 파라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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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좋아하는 단어가 하나쯤은 있다. 그 단어를 들으면 뭔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나에게도 그런 단어들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내'이다. 오래 전 공식적인 자리에서 한 지인이 자신의 아내를 소개하면서 "제 아내입니다."라고 하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듣기 좋았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난 여전히 '아내'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 남편이 '아내'라고 하는 말을 못 들어봤다. 늘 '집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우리 남편. 그래서 내가 더더욱 '아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내의 일기'라는 제목만으로도 뭔가 뭉클해진다. 더군다나 '그리움을 그리다'

라는 부제만으로도 일기의 주인공인 아내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이겠다를 알게해주기에 책장을 넘기는 손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37년의 결혼생활동안 가계부, 일기, 병상일지, 독서일지, 산책일지, 요리일지 등을 88권의 대학노트에 담은 아내의 기록을 그의 남편이 발췌하여 펴낸 책이다. 한 사람의 기록으로 시작되었지만 세 사람이 주인공인 한 가정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내의 일기에는 오랜 시간동안 있었던 많은 추억들이 소상히 담겨 있다.

      출산 후 생긴 류마티즘으로 계속 고생하던 아내는 오랜 류마티즘으로 인해 생겨난 림프암을 이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렇게 아내를 보내고 돌아온 저자는 남겨진 아내의 기록들을 보며 신혼시절부터 가장 최근까지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그렇게 아내를 보낸다.



아내 일기를 읽는 동안

아내와 같이 산 지난 37년을 처음부터 다시 산 행복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함께 산 것이 37년이 아니라

그 두 배인 74년인 것 같다.

세월과 함께 메말라버린 30여 년 전의 일상사도

바랜 색깔이 다시 찬란하게 빛나고

살아 움직이는 풍요로움을 맛보았다.

- p.23. 中 -



      저자 역시 암투병 환자이기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는데, 슬픔에 빠져 지내지 않고 오히려 아내의 일기를 통해 행복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고 하니 한 편으로 맘이 놓였다.

      '김소주'라는 이름에 늘 주눅들어 살고 자신의 뒤에 숨어 살던 아내였기에 출판한 책에는 꼭 아내의 이름을 맨 앞에 내세우고 싶었다는 사랑꾼 저자. 아내의 빈 자리게 크겠지만 아내몫까지 더 건강히 행복하게 생활하시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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