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스승 법정스님 - 맑고 향기로운 법정 큰스님 이야기
정찬주 지음 / 여백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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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무렵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들었다. 방송인 유병재 씨가 법정스님의 '무소유' 초판본을 약 100만원에 구입했다는 것이었다. 1976년에 발간된 그 책은 원가가 280원인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약 3500배가 넘는 돈을 주고 구매를 한 것이었다. 유병재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무소유 초판본 드디어 소유합니다"라는 익살스러운 글과 함께 법정스님의 저서 '무소유' 초판본의 구매 내역 페이지를 올림으로써 인증을 했는데 '무소유' 책의 인기가 아직도 높음을 알 수 있는 반증이기도 했다. 법정스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내 이름으로 출판된 책을 더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셨다. 그래서 유언대로 법정스님의 모든 책들을 절판하게 되는 바람에 '무소유' 책이 오히려 귀하신 몸이 되어 2010년에는 1993년 판 '무소유'가 110만원이 넘는 돈에 거래된 적이 있다고도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법정스님은 종교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멘토이자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셨던 분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기독교인 나조차도 법정스님을 그리워하고 그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아직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십수 년간 샘터사 편집자로서 법정스님의 책들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 제자가 된 정찬주 작가님이 스님과의 개인적인 인연과 사연을 가능한 한 모두 모아야겠다는 필요를 느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글들을 한데 묶기로 해서 펴내게 된 책이라고 한다. 특히 제목이 왜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인지 궁금했는데 저자가 친절히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서 옮겨본다.


이번에 발간하는 산문집 제목은 <마지막 스승 법정스님>이다.

법정스님은 우리시대, 우리 모두의 스승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왜 마지막 스승이 법정스님이신가?

나로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

첫 번째 스승은 사춘기 방황을 멈추게 해주신 분이 있는데,

나의 아버지시다.

두 번째 스승은 대학시절에 고결한 문학정신을 일깨워주신

동국대 홍기삼 전 총장님이시다.

법정스님은 내가 샘터사에 입사한 뒤에야 뵀다.

스님의 원고 편집 담당자가 되어 스님을 자주 뵙곤 하였다.

스님과 인연을 맺은 지 6년 만에

스님으로부터 계첩과 법명을 받고 재가제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사연으로 법정스님은 나의 세 번째 스승,

즉 마지막 스승이 되신 것이다.


- 작가의 말 中 -


     책으로 묶어두지 않으면 스님과의 기억이 점점 사라질 것 같았다는 저자는 스님의 엽서, 편지, 유묵에 붙인 긴 사연들을 이 책의 1부에 담게 되었고 스님이 거하시던 불일암 공간에 저장된 추억과 사연들을 2부에 실었다고 한다. 그리고 2002년부터 전남 화순 계당산 산자락에 산방 이불재를 지어 그곳에서 텃밭을 일구며 자연에 둘러싸여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그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3부에 담아놓았다.

     누군가의 지친 영혼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고자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고 하는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제는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법정스님의 흔적들을 그 덕분에 이 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님의 사진은 기본이고 스님의 필체,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내용 등 최측근이 듣고 본 내용을 책을 통해 이렇게라고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신 정찬주 작가님께 지면으로나마 또 한 번 감사인사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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