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책을 보던 중 나의 소망이 곧 제목인 책을 찾았다. <10년 먼저 시작하는 여유만만 은퇴생활>. 결국 나는 앉은 자리에서 이 한 권의 책을 다 읽어버렸다. 여지껏 읽은 책들의 경우 제목이 튀거나 자극적이다 싶으면 내용이 의외로 싱겁고 가볍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별 기대없이 읽었는데 이 책은 아니었다. 그야말로 제대로다. 시쳇말로 '찐'이다.
박사 학위 소지자로서 16년 경력의 전직 연구원, 2017년에 책 읽기와 투자 그리고 글쓰기 시작, 2022년에 부부 모두 퇴사. 그녀의 스펙(?)은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책을 읽던 중 '아! 오늘 공휴일이구나'라는 한 꼭지의 제목이 그녀의 현재 생활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남편과 근처 맛집을 찾았는데, 식당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보고 왜 이렇게 사람이 많나 의아해했는데, 남편과 이야기 나누다가 그날이 공휴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이다. 보통 직장인들 같으면 오매불망 휴일을 기다리기에 주말, 공휴일을 모를 수가 없는데 매일매일이 공휴일이니 요일의 개념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일이리라. 이 대목에서 '찐'으로 그녀가 부러웠다.
연구소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던 그녀는 여러 가지 이유들로 직장에서 서서히 지쳐갔고 결국 퇴사를 꿈꾸게 된다. '10년 후 퇴직'이라는 목표로 홀로 하나 둘 준비해간다. 그 첫번 째로 칼퇴근을 했다고 한다. 퇴근 시간 이후로 초과근무도 하곤 했었는데, 목표가 생기자 퇴근 시간은 절저히 지켜 퇴근 후에는 투자자 모드의 스위치를 켰다고 한다. 이 대목도 무척 와닿았다. 나 역시 퇴근 후에도 남아서 일하고 올 때가 많은 편인데, 시간없다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자투리 시간들을 잘 모아야 하기에 퇴근 시간 이후의 내 시간 역시 허투루 써서는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조기 은퇴를 하기 위한 요구사항으로 크게 세 가지를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