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노래하는 트바로티, 김호중의 음악세계 - 국내 최초 김호중 음악 평론
조성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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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유럽여행을 하던 중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방문한 적이 있다. 멀리서도 보이던, 말로만 듣던 두오모 성당의 웅장한 돔을 향해 골목 골목을 지나 따라가다 보니 거짓말처럼 넓은 광장이 떠억허니 나타났다. 바로 두오모 성당 앞 두오모 광장이었다. 그렇게 보고 싶었던 두오모 성당을 직접 보게 되어 흥분되기도 했지만 광장에서 감미로운 연주를 들려주던 많은 버스킹 음악가들의 모습에 또 한 번 매료되고 말았다.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한동안 그날 피렌체에서 맛 본 감동을 잊지 못해 유튜브 여기저기를 검색하며 피렌체에서 버스킹 하는 영상들을 찾아보던 중 김호중 씨가 어느 성악가 분과 버스킹 하는 걸 보게 되었다. 그 유명한 <네순 도르마>와 <오 솔레미오>를 그가 좋아하는 성악가 형과 멋지게 부르는 영상이었는데, 영상을 통해 듣는 노래지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피렌체에서 심쿵했던 그 날을 떠오르게 할 정도로 김호중씨는 그렇게 또 한 번 내 마음을 심쿵하게 했다. 그냥 성악도 잘 하고 트로트도 잘 부르는 가수라고만 생각했던 김호중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던 무렵, 마침 김호중의 big fan이자 huge fan인 친정엄마가 이 책을 주문해달라고 하셔서 온라인 서점에서 얼른 구매를 해서 엄마와 같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김호중 사용설명서'와 같은 책이다. 그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탁월한 재능을 가졌고, 어떤 노래에 특화되어 있는지에 관해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언론인 겸 음악평론가인 저자가 김호중의 여러 지인들을 비롯해서 그와 함께 음악작업을 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들을 음악적 상식과 함께 적절히 버무려 정리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술술 잘 읽혀진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가수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tv에 종종 김호중이 보여도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았다. 성악가도 아니요 트로트 가수도 아닌 그의 정체(?)가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불렀다는 노래제목들을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며 하나 하나 듣다보니 왜 플라시도 도밍고가 그를 LA 오페라단 무대에 세우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음악평론가인 저자의 쉽고 자세한 설명까지 곁들이다보니 김호중을 바라보던 나의 시각이 편협했음을 단박에 깨닫게 되고 그의 음악세계에 대해 이제야 좀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가 얼마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성악가인지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김호중이 너무 편하게 고음을 소리낼 수 있어서 오히려 청중들에게 강한 임펙트를 주지 못하는 게 아쉽다는 저자의 볼 멘 소리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그말인즉, 김호중이 그만큼 멘탈이 강하고, 무대에서 떨지 않으며, 노래를 그야말로 즐기고 있음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싶다.

       김호중의 콘서트 때마다 티켓 예매해달라고 조르시는 친정엄마가 유치해보였는데 이제야 엄마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고 라이브로 듣는 그 감동은 어떨지 사뭇 기대가 된다. 다음 번 콘서트 때는 티켓을 2장 예매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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