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울수록 풍요로운 삶
노혜령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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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가 되면 가족여행을 떠난다. 코로나 이후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라 아이들보다 내가 더 설렐 정도이다. 국내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일단 집을 떠나서 숙박을 하고 외식을 하는 그 자체가 주부에겐 '집안일로부터의 해방'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여행은 내게 큰 만족을 준다. 여행 중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만족은 호텔에 처음 들어갈 때 느낀다. 아무런 가재도구도 없고 침대, 화장대, 옷장, tv가 전부인 호텔 내부의 모습은 '여백의 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며 잡다한 물건들로부터의 행방감을 만끽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 집도 호텔처럼 그렇게 물건들 없이 심플하게 살고 싶은 게 나의 소망인데 4식구가 사는 집에서는 도저히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난 늘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며 늘 우리집에서 비워낼 물건이 없는지 찾아다니기 바쁘다. 그러다가 마음이 해이해져서 다시 여기저기에 물건들이 쌓여가기도 하는데 지금이 딱 그런 때이다. 여기를 봐도 물건, 저기를 봐도 물건인지라 뭐부터 손을 대야할 지 막막한 이런 때에 나의 '미니멀리즘' 버튼을 다시 눌러 준 책이 있으니 바로 <비울수록 풍요로운 삶>이다.


      미니멀라이프 8년차 주부로서 금융위기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단순한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저자. 저자는 독서와 재테크에 몰두하면서 적게 소유해도 만족할 수 있고 적은 돈으로도 얼마든지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녀는 '많이 가질수록 가난해지고 비울수록 풍요로워진다'는 진리를 터득한다.


많이 가질수록 가난해지고

비울수록 풍요로워진다.

적게 가진 것이 가난이 아니라

더 가지려는 마음이 가난이다.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집이 두 채가 있어도

세 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면 불행하다.

이는 절대적 빈곤이 아닌

상대적 빈곤에 허덕이는 것이다.

비우면 비울수록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마음에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p. 31 中 -



      '비우면 비울수록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차오른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다시금 '비움에너지'가 솟는 기분이다. 나 역시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많은지라 그동안 많은 물건들을 비워냈고, 얼마 전까지도 열심히 비워냈기에 그 '기쁨'이 어떤 느낌인지 나 역시 충분히 경험한 바이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왔을 때 거실 바닥에도, 쇼파에도, 식탁위에도, 싱크대 위에도 아무것도 없이 말끔할 때의 그 상쾌함은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구체적인 사례들로 방법들을 안내한다. '외상카드'인 신용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하기, 가계부를 쓰며 생활비의 흐름 파악하기, 미래를 위해 저축하기, 물건을 비워내고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과식보다는 소식하기, 육식보다는 채식하기, 조리법 간소화하기, 건강지키기, 매사에 감사하기, 독서를 통해 삶의 방향 잡기 등 얼핏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고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막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어 첫발을 뗀 이들이나 나처럼 삶에 찌들려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는 의지가 다소 꺾인 이들에게 동기부여나 격려하기에 좋은 책이다 싶다. 나부터 당장 이 책을 읽고 나서 에너지가 충전된 걸 보면 말이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해 준 말이 내게 큰 여운으로 다가온다.


잘 산다는 것은

현재에 집중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사는 것입니다.

집착을 버리고 인간의 본성에 맞게 살아갈 때

물질도 돈도 관계도 좋은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가진 것에 감사하며 의연하게 살면

존재만으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비우면 비울수록 삶은 더 단순해지고 명료해집니다.

적은 것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부유한 사람입니다.

- p. 250 中 -


      저자의 말대로 적은 것에도 만족하며 소박하게 간결한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물질적인 미니멀리스트 뿐 아니라 마음의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진정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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