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 - 보여주기식 인생을 뛰어넘는 태도
장서우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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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는 나를 증명하지 않기로 했다'는 제목을 보면서 묘한 가슴 떨림을 느꼈다. 설레는 마음을 애써 누르며 이 책을 펼쳐들었는데, 저자는 서문에서 또 한 번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체념하고 자기합리화하면서

'욜로'나 '소확행'만을 추구하자는 말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본질적인 것이다.

인정 중독에 빠져,

혹은 악에 받쳐 보여주기식의 증명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가짜'가 아닌,

세상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자신의 잠재성을 온전히 실현하며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진짜'가 되자는 것이다.

- 서문 中 -



     나이가 들수록 점점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다. 학창시절에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결혼 후에도, 아이를 키우면서도 나는 늘 내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곤 했다. 싫은 소리 듣기 싫고, 언제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에 매사에 있어서 모든 기준은 타인들이었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싫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판단이 중요했으므로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나는 희비가 엇갈리곤 했다. 그러다보니 나는 내 삶에서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가 되는 기분이었다. 가족들과 지인들이 뭘 좋아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는 샅샅이 다 파악하고 있으나, 정작 나는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서야 나는 내 자신을 찾아나서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이제 막 나를 찾아 나선 나에게 저자는 책의 여기저기에서 시종일관 "잘하고 있어!", "그래, 그렇게 하면 되는거야." 라고 격려를 해주는 것만 같았다.



인생의 모든 선택과 책임은

언제나 내 몫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의 변화를 불편해하는 주변의 시선에 신경쓰지 말고,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주저하지 말자.

외부 소음을 차단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타인이 나를 어떻게 판단하든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

- p. 22 中 -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다'라는 문구를 읽는데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그렇다. 내 삶은 나의 것이지 다른 이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닌데, 왜 난 그렇게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걸까 싶었다. 그리고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건데, 난 그동안 나를 너무 자책하고 미워했던 것 같다. 뭐든 잘해야 하고, 뭐든 완벽해야 한다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두고 그러지 못할 경우, 주위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는 않을까, 나를 비난하지는 않을까 등의 두려움에 불안해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그리고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민해보라고 과제를 던져주는 저자에게 무척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직장 동료들 중 내가 참 좋아하는 언니가 있다. 그 언니의 좋은 점을 몇 가지 찾다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그녀의 말 한 마디였다. 주변 사람들이 실수로 인해 스스로를 자책할 때마다 그 언니는 "그럴 수 있어. 충분히 그럴 수 있어. 괜찮아."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여준다. 나 역시 실수를 할 때마다 한 없이 나를 질책하곤 했는데 그 때마다 그 언니의 '그럴 수 있어'라는 따뜻한 한 마디에 금세 마음이 회복되곤 했다. 그래서 요즘은 나 스스로도 나에게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짚어주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문제는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만일 자의식이 강한 경우라면,

무엇보다 먼저 '그럴 수 있다'라고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있는 그대로의 나를 수용한다는 것이다.

- p. 154 ~ 155 中 -


     이러한 '자기 수용'과 함께 저자는 '글쓰기'를 추천한다. '글쓰기'와 '자기 수용'을 꾸준히 하면, 자기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곧 치유의 과정이라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타고난 기질은 우리가 어찌 바꿀 수는 없지만, 건강한 자기 이해는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을 지혜롭게 구분해서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준다는 저자의 얘기에 무척 공감이 되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 완벽을 추구하며 스스로를 옥죄고 힘들게 한다. 나 역시 그러했고 말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나와 좀 잘 지내보려고 한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평소에 좋은 말이나 좋은 생각을 나 자신에게 전해볼까 한다. 가끔 나 자신에게 선물도 주고, 멋진 장소에 데려가 구경도 시켜주고, 다정한 편지도 써주면서 나는 그렇게 나를 더 사랑하며 살 것이다. 남들에게 더이상 나를 증명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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