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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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역사에 관한 방송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 '벌거벗은 세계사', '벌거벗은 한국사', '차이나는 클라스', '세계 다크투어' 프로그램은 우리가 책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역사 속 이야기들을 교수, 전문가 분들의 강의를 바탕으로 맛깔나는 패널 연예인들의 입담이 적절히 버무려져서 역사를 즐겁게 공부할 수 있기에 내가 애청하는 프로그램들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의 변천사 및 난징조약에 관한 방송 내용을 봤는데 아편전쟁에서의 패배로 인해 '조계'가 설치되는 등 중국의 숨겨진 역사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음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중국역사에 관한 새 책이 나왔다기에 거부감 없이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이 책은 중국의 고대 역사를 주로 다루고 있는데 당시 인물과 시대적 배경을 통해 우리가 알아야 할 실용주의를 찾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2,500여 년간 중국 사회를 지배한 것은 대부분 유교와 관련된 사상이었지만,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용주의'가 실제적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삼황과 오제의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하면서 '관포지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관중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관중은 공자보다도 170여 년 전의 사람으로 '배고프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 '창고에 곡식이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라고 하며 실용주의를 앞세웠으나 공자의 인의사상에 가려져 겉으로 드러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돈과 재물을 좋아하고 매우 현실적인 오늘날의 중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중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임을 저자는 힘주어 강조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을 들려주는데 바로 '흉노'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오랑캐로 불리던 흉노는 평균 70년을 넘지 못하는 수명을 가진 중국의 여러 제후국 및 국가들과 달리 1000여 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중국을 괴롭히며 생존해 온 유목민이라고 한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버텨왔을 뿐 아니라 실크로드라는 위대한 인류 문명의 토대 또한 만들어냈다.

     이렇듯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책이나 다양한 매체들에서 접할 수 없었던 중국 역사의 출발점인 삼황과 오제 전설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고사성어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고 여기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 지를 조목조목 짚어준다. 그리고 공자의 사후 각 나라로 뿔뿔이 흩어진 77명의 제자들의 이야기, 유방이 세운 나라로서 노동자 계급에 의해 수립된 중국 최초의 제국 한나라 이야기까지 지루함 없이 독자들이 흥미롭게 집중하며 볼 수 있도록 적절한 텐션을 유지해가며 흉노족이 이룬 실크로드의 역사까지 소개하며 이 책을 마무리짓는다.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에 우리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사람들이라 친근감이 들려고 하다가도 어느새 껄끄럽고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도 많은 나라가 중국이었는데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다 읽고 보니 이제는 조금은 이해도 되고 앞으로 중국과 우리가 어떤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도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아쉬운 건 책 내용이 한제국에서 멈췄다는 것. 그 이후의 이야기가 담긴 '히스토리텔링 차이나 2편'이 속히 나오길 기대해보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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