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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평점 :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워서인지 클래식은 나에게 고향같은 음악이다. 체르니, 모차르트, 바흐 등의 음악가들 이름이 피아노 교재 제목이었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거장들의 이름을 막 부르곤 하던 어릴 때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사교육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교육열 덕분에 나는 그렇게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클래식 음악은 나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집안에 있던 클래식 음반을 전축에 넣고 하나 둘 듣다가 자연스럽게 음악에 일찍 귀가 트였고 전공까지 하게 되었단다.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지금은 '음대 나온 신문 기자'라는 독특한 이력을 쌓아가고 있다는 저자의 행보가 신선하고 독특하다. 저자는 기자답게 '정치 기사처럼 쉽게 읽히고, 경제 기사처럼 중요한 정보만 추려낸 클래식 이야기'를 쓰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데 책을 읽다보면 그 말이 딱 맞다 싶다. 클래식이라고 하면 자칫 따분하고 어렵게만 받아들일 수 있는데 저자는 음악가와 그들의 음악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서 소개하고 있다. 각 음악가에 어울리는 별명(?)을 붙여줌과 동시에, 유명한 음악가이긴 하나 우리가 잘 몰랐던 그들만의 이야기들을 편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음악을 소개함과 동시에 책의 한 코너에 qr코드까지 함께 준비해둠으로써 음악검색을 따로 할 필요없이 쉽게 바로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놓았다. 뿐만 아니라 각 음악가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클래식 노트'라는 페이지에 음악가에 대한 마무리 설명과 함께 주요 작품들에 관해 정리를 해두었는데 여기에도 역시 qr코드가 있어서 주요작품들을 모두 다 들어볼 수 있다.
귀족에게 고용되어 쉴 새 없이 곡을 써야 했던 '음악 노예' 하이든, 어른 아이 모차르트, 60번 넘게 이사를 다닌 베토벤, 매독에 걸려 고생한 슈베르트, 과로로 일찍 늙어버린 금수저 멘델스존 등 파격적인 별명을 붙여 준 저자의 위트와 센스에 걸맞게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쏙쏙 기억에 남는다. 천재 음악가들이 하나같이 단명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고,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들이 측은하고 가여운 마음도 든다. 그러나 일반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그런 주옥같은 음악들을 남긴 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일상의 평범함과 바꾼 천재음악가들의 음악과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온 가족들이 돌려읽기에 참 좋은 책인 것 같아 깊어가는 이 가을에 어울리는 책으로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