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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일기 - 비행 뒤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이야기
김연실 지음 / 언제나북스 / 2022년 8월
평점 :
너무 속상한 일이 있거나 한없이 울적할 때면 나는 공항으로 가곤 한다. 지하철과 전철을 교대로 타고 거의 종착역까지 가면 만날 수 있는 공항. 'air port'라는 글자만 봐도 여행가는 듯한 느낌에 기분이 금방 좋아지는 신기한 장소 공항. 그곳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오고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나도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듯한 공감도 하다보면 어느새 울적했던 기분은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 공항은 나에게 또 하나의 기분전환 장소이기도 하다.
이렇듯 공항을 좋아하는 나는 승무원들을 볼 때면 한없는 부러움에 넋을 놓고 그들을 쳐다볼 때가 많다. 훤칠한 키에 작은 얼굴, 주름 하나 없이 빳빳한 유니폼을 입고 캐리어를 끌고 가는 그들을 볼때면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 모습을 잠시나마 상상해본다. 나의 선망의 대상인 승무원. 그러하기에 비행기 안에 커튼으로 가려진 갤리 내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늘 궁금했다. 그랬기에 전직 승무원 경력 5년의 저자가 쓴 '승무원 일기'는 그런 나의 호기심을 해소시키기에 최적이었다.
수능점수에 맞춰 원하지도 않는 전공으로 대학에 간 저자는 결국 '내 인생은 망했다'라고 생각하고 그럴바에 돈이나 벌자는 마음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서비스업에 특화된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한 그녀는 매니저가 되고 더 큰 지점으로 옮기며 서비스업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워볼까 하던 찰나에 언니의 권유로 승무원학과로 진학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티웨이 항공사에서의 승무원 생활 5년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기게 된 것이다.
승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혹독한(?) 스파르타 훈련을 통과한 에피소드, 선후배간의 끈끈한 동료애가 넘치는 다양한 에피소드, 승객들을 가족처럼 대해 사무장님이 안 계실 때는 반말이 반쯤 섞인 친근한 대화로 승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저자의 재미난 에피소드 등 입담 좋은 저자는 글도 역시 재미나게 풀어나간다.
승무원 준비를 하는 취준생들에게 필요한 승무원교육도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승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를 찾고 열정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나처럼 평소 승무원 생활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비행 중 기내 상황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쏠쏠한 재미를 안겨다 줄 책일 것 같아 추천한다.
그나저나 글을 너무 재미있게 잘 쓰는 저자가 후속편도 써주면 좋겠다. 승객들을 사로잡은 그녀의 입담과 센스이기에 '승무원 일기' 1권으로는 부족하다.
"연티리쌤~ 2편 기다릴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