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남긴 우울 미래가 보낸 불안 - 후회, 자책, 걱정, 초조를 멈추는 심리학
김아라 지음 / 유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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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를 넘기고 속표지를 넘기니 문구 하나가 보인다.



 우울하면 과거에 사는 것이고

 불안하면 미래에 사는 것이고

 편안하면 이 순간에 사는 것이다.

- 노자 -

 

   노자 선생님은 어쩜 이렇게 핵심을 잘 파악하셨을까 싶다. 혼자서 딴 생각을 하다보면 불쑥불쑥 불청객들이 나타난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들, 학창 시절 힘들었던 기억들, 결혼 후 일생일대의 냉전이 찾아와서 남편과 한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난데없이 쑥 올라올 때면 나도 모르게 힘이 쭉쭉 빠진다. 그리고 올해 고3인 아이를 보면 대학입시 결과가 어떻게 될 건지, 내년에 이 아이는 어느 학교에 가 있게 될 건지, 마무리까지 잘 해낼 수 있을 지 등등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오던 잠도 도망가 버릴 때가 많다. 노자 선생님 말씀처럼 편안하게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싶은데 말이다.

   나만 이렇게 마음이 요동을 치나 걱정을 했는데 저자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 듯 누구나 쉽게 우울과 불안을 접한다고 한다. 이유는 바로 우울과 불안이 여러 감정이 합쳐진 복합 감정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쉽고 흔하게 느낀단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걱정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오히려 지극히 건강하다는 증거란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있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만 있을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큰 위로가 되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들은 어느 것 하나 쓸 데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하니까 느끼는 것이라니 그간 애써 감정을 무시하고, 내 자신을 초라하게 여겼는데 전혀 그럴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저자는 우울과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함을 강조하며 16단계의 방법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16단계의 여러 가지 방법들 중 특히 와닿는 게 있었다.

   

    - 잠의 질을 높여야 삶의 질도 높아집니다.

    - 삶은 좋은 일과 나쁜 일의 합입니다.

    - 선택했다면 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 나는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습니다.

    - 좋은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옵니다.

    -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중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게 있으니 바로 '좋은 관계는 적당한 거리에서 옵니다'이다. 

      나를 보호하는 과정은 경계를 세우는 일로 시작합니다. 나를 해치는 관계를 잠시 멀리하는 단계부터 말이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내가 경계를 세우고 관계를 멀리하면 관계가 끊어질까 봐 걱정합니다. 때로는 누군가를 거절하고 미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죄책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경계를 침범한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애써 봐도 미워하는 마음이 깊이 남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충분히 미워해야 다시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나를 보호하면서 내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들고 마음에 여유를 찾아야 합니다. 그 이후에야 비로소 경계를 허물어 상대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 p. 319~320 中 -


     최근에 나는 가까운 가족 중 한 명으로 인해 무척 상처를 받았다. 만날 때마다 의도치 않게 내게 상처를 주는 그 대상으로 인해 번번히 코피 터지는 기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쌍코피가 터진 기분이라고나 할까? 너무 힘들어 남편에게 울면서 얘기했더니 남편도 내게 조언한다. 거리를 두라고. 당분간 거리두기를 하라고. '마음의 코로나'에 걸리기 전에 거리두기를 좀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는 남편의 얘기처럼 저자 역시 거리두기를 권한다. 충분히 미워하고 나서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나면 마음의 울타리를 좀 더 보강해서 그 대상을 만나기. 저자가 권해주는 방법에 무척이나 신뢰가 간다.

     과거에 머물던 나의 시선을 현재로, 그리고 미래에 떠도는 시선을 현재로 옮기는 방법들을 소개해주는 이 책 덕분에 당분간 마음의 울타리 공사를 순조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든든하다. 

  

" 저처럼 마음의 울타리가 없거나, 있는데 보수해야 하시는 분들!! 

 어서 이 책 읽고 울타리부터 세워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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