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거의 모든 행동 표현의 영어 ㅣ 거의 모든 시리즈
서영조 지음 / 사람in / 2022년 3월
평점 :
20대 무렵의 기억으로 떠오른다. 은행 문 닫을 시간에 맞춰서 급하게 은행업무를 보러 갔다가 결국 닫힌 문만 확인한 채 돌아서야 했었다. 그런데 곧바로 한 외국인이 오더니 닫힌 은행문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것이었다. 업무종료시간을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고는 나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양쪽 어깨를 으쓱해보이는 것이었다. 마치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순간 '업무가 끝났어요'라는 한국말만 떠올랐고, 가슴은 방망이질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앞에만 서면 왜 이렇게 심장이 뛰는지 모르겠다) 가장 간단한 표현을 찾다가 '끝났다'라고 말해주자 싶어서 그 말을 그대로 영어로 바꿔줘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한 말은 'The end'였다. 영화가 끝날 때면 화면에서 늘 볼 수 있었던 두 단어 The end. 난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자 그 외국인이 "Closed?"라고 묻는 것이었다. 그 순간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close'라는 쉬운 단어가 있었는데 난 왜 'end'만 떠올랐을까?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그날의 사건은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으며 여지껏 영어공부를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이처럼 평소 잘 사용하지 않은 말은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영어권이 아닌 나라에 사는 우리는 그런 말들이 입에 붙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학습을 할 수밖에 없다. 툭 치면 자동으로 입밖으로 나올 정도로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방법으로 오늘도 난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유명한 영어선생님들이 펴내신 교재, 원서, 영어잡지 등 다양한 책들을 보며 공부를 하다보면 때로는 '이 말이 정말 평소에 잘 쓰이는 말일까?'라는 궁금함과 함께 정말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실용적이고 유용한 표현들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런 나의 목마름을 해결이라도 해주듯 발간된 책이 있으니 바로 <거의 모든 행동표현의 영어>라는 책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일상의 행동들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려 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영어 행동 표현들을 따로 배워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 의문에 바로 답하자면 '그렇습니다.'입니다.
행동 표현들은 영어 회화, 즉 영어로 하는 대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 p. 4 中 -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합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건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가장 기본은 하고 싶은 말을 막히지 않고 잘하는 것일겁니다.
이 또한 다양한 영어 행동 표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 p, 5 中 -
그래서 이 책은 '신체 부위 해동 표현', '일상생활 속 행동 표현', '사회생활 속 행동 표현' 으로 나누어 그림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평소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들이 상황에 딱 맞는 그림과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훨씬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이를 교정하다(have one's teeth straightened)', '허리를 삐다(put one's back out)', '공기청정기를 틀다(turn on the air purifier)', '곰팡이를 제거하다(remove mold)', '주일학교 선생님을 하다(be a Sunday school teacher)' 등 평소 한 번쯤 궁금해볼 법 한 말들이 그림과 함께 제시되고 있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볼 수 있다. 특히 한글 인덱스와 영어 인덱스 둘 다 있어서 내가 필요한 말을 찾기도 쉬워서 그야말로 사전처럼 사용하기에 그만이다. 그래서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기 보다는 내가 필요한 말들을 발췌하는 공부로 시작해서 부담없이 하나 둘 배워가다보면 언젠가는 책 제목 그대로 '거의 모든 행동 표현'들을 자유롭게 구사하지 않을까 싶다.
실용적인 영어를 공부하고 싶고, 영어를 좀 더 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