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우리는 비건 집밥 -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국, 찌개, 반찬 52
김보배 지음 / 길벗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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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초, 영국에서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책을 논의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개막됐다. 총 197개 당사국이 참석한 이 총회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연설이 있었으니 바로 수몰 위기에 처한 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 외교장관의 수중연설이었다. 허벅지까지 차오른 바닷물 속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연설을 하던 그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지구온난화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가 연설하던 바다는 예전에 육지였던 곳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의 높이가 높아지자 바닷물이 점점 차오르기 시작했고 아홉 개의 섬들 중 이미 두 개가 물에 잠겼단다. 환경오염이 딱히 심했던 곳이 아닌 나라가 이렇듯 피해국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두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내가 동참할 수 있는 환경보호 방법에 대해 찾아보게 되었고, 그러던 중, '비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까지 만나게 되었다.


     '동물성 식품(고기, 우유, 달걀 따위)을 전혀 먹지 않는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 주의자'를 의미하는 '비건'. 저자는 유튜브에서 바다거북이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상태로 구조되는 영상을 보고 주체할 수 없는 죄책감에 대성통곡을 한 후, 병들어가는 지구에 눈이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제로 웨이스터가 되었고 나아가 비건까지 되었단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7%가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데, 그중 동물성 제품과 관련된 비중이 61%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더이상 동물성 식품을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비건 메뉴를 알아보았건만 비건 음식점의 대다수는 피자, 파스타, 샐러드, 햄버거와 같은 양식 위주의 메뉴였고 가격대도 부담스러워서 결국 저자는 두 팔을 걷어부치게 된다. 직접 비건 메뉴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채수 해장국집을 열게 된 것이다. '칼칼 채수 해장국' 단일 메뉴를 시작으로 해서 52개의 레시피를 탄생시킨 저자. 빨대 꽂힌 바다거북의 모습을 보고 펑펑 울던 그녀는 이렇게 해서 비건 한식을 가정식 대체식품으로 개발, 유통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나는 원래 채식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녀의 책을 읽고나니 나도 이젠 '비건 흉내'라고 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알려주는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국, 찌개, 반찬 메뉴 52가지만 있어도 더 이상 나도 지구에게 미안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그녀의 말처럼 일상 속에서 환경을 위해 조금씩 실천하는 것, 지속 가능한 채식 루틴을 만드는 것이 더 소중함을 알고 꾸준히 실천해야겠음을 다짐해본다. 

     1년에 0.5cm씩 물이 차오른다는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 하루 속히 차오르는 물이 멈추길, 그 나라 국민들이 기후난민으로 전락하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나도 저자처럼 비건집밥을 통한 환경운동을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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