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이렇게 죽을 것이다 - 언젠가는 떠나야 할,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 될 죽음에 대한 첫 안내서
백승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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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푹 빠져 보던 드라마가 있었다. 바로 공유와 김고은이 주연으로 나온 '도깨비'이다. 극 중 고려의 무사이던 김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그는 죽지 않고 도깨비가 되어 불멸하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꿈궈보는 그 '불멸'. 그러나 그는 불멸에서 끝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그는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했고, 그 모든 죽음들을 기억하며 혼자 쓸쓸히 살아가는 자체가 고통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데 문득 그 때 보았던 드라마가 떠올랐다. 불멸을 끝내고 죽고자 하던 도깨비 김신. 자신의 죽음을 그토록 기다리던 그는 하루하루 끝이 없는 생을 더 이상 원하지 않았다.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시종일관 얘기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하며,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여행이 될 수 있는 그 죽음을 준비된 자의 마음과 자세로서 받아들이자고. 저자는 책의 곳곳에서 무의미한 생명 연장 치료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 사람들이 한 번쯤 얘기하곤 하는 '밤에 잠든 채 고통 없이 편안하게 죽는' 것이 과연 편안한 죽음인지, 생전에 장기 기증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유족의 동의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현실이 타당한 것인지 등 독자로 하여금 '제대로 된 죽음'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다루기 조심스러운 안락사에 관해서도 다른 나라와 우리 나라의 현재 모습을 비교하며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제목이 다소 으스스해서 선뜻 책장이 넘겨지지가 않았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뭔가 정리가 좀 되는 기분이다. 내 주변의 물건을 잘 정리정돈해야 삶의 질이 더욱 향상되듯, 죽음 또한 잘 계획(?)하고 정리해서 맞이해야 남은 나의 삶이 더 의미있고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말이다.

     저자의 말대로 불필요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지금의 삶을 더욱 진지하게 만들어주리라 믿는다. 그러하기에 구체적인 나의 '웰다잉' 실천을 위해 언젠가 찾아올 나의 죽음과 관련된 절차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진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내 주변 가족들이 당황스럽지 않고, 나 또한 경황없이 나의 흔적들을 여기저기 흩뿌려놓고 가지 않도록 말이다. 그래서 쫓기듯이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준비된 마음과 자세로 품위있는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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