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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주식 - 이룬 것들과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직장인의 진솔한 주식투자 에세이 ㅣ 어쩌다 보니, 시리즈 3
이학호 지음 / 북산 / 2021년 8월
평점 :
남편이 아침, 저녁으로 휴대폰으로 꼭 틀어두는 게 있는데 바로 뉴스와 유튜브 방송이다. 아침에는 주로 뉴스를, 저녁에는 주식관련 유튜브 영상을 틀어두고 보는데 그 바람에 나도 본의 아니게 주식에 관해 조금씩 듣곤 한다. 물론 내가 주식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매일 매일 그렇게 듣다보니 너도나도 한다는 그 주식이 뭔지 점점 궁금해졌다. 그런 나의 변화를 알아차렸는지 어느날 남편이 슬그머니 실토를 하는 것이다. 나 몰래 주식을 시작해서 오르락 내리락 몇 번이나 롤러코스터를 탔는지 모른다고. 다행히 지금은 어느 정도 수익을 낸 상태이고 이제 주식이 뭔지 좀 알 것 같다고는 하나 다시는 나 몰래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단단히 받아두었다. 그리고 나도 이제 주식에 대해 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편 혼자서 혹여나 사고를 치면 안되니 책 속에서 저자가 얘기했듯이 이왕 주식을 할거면 부부가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공부를 좀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 바로 '어쩌다 보니, 주식'이라는 주식투자에 관한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신문사에서 16년째 일하고 있는 엔지니어이다. 그는 직장 초년생이던 시절 월급으로 주식을 조금씩 사서 모으다 수익을 봐서 부모님과 은행의 도움 없이 신혼집을 장만했다고 한다. 처음 도전한 주식으로 수익을 낼 정도였으니, 아무래도 저자는 주식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서 아내의 눈치도 보이고 해서 주식을 접게 되었는데, 직업이 신문사 엔지니어다보니 본의 아니게 날마다 신문을 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미국의 저성장 시대가 끝나감을 보고 투자하기에 적기임을 깨달은 그는 다시 주식을 시작해서 돈을 벌게된다. 그 돈으로 어머니와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고 그 일은 어머니에게도 저자에게도 행복한 추억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주식을 공부하게 된 저자는 주식 카페에서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던 중 본인이 카페를 운영하고 싶어서 <자식에게 물려주는 종목>이라는 카페를 개설하여 지금도 방장으로 활동하고 있단다.
아직은 나도 '주린이'인지라 그의 설명이 100%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의 강점은 '솔직함'임을 알 것 같다.
나는 종목을 추천하지 않는다. 좋은 종목이 있다면, 그것을 추천할 이유가 없다. 내가 사야 한다. 그리고 산 것을 증명한다. 좋다고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계속해서 오르는 종목도 없다. 상승하는 주식에 조정이 오면, 그 조정이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인지 소위 말하는 끝물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니까 주식투자는 매수한 순간부터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주가는 지옥 같은 구렁텅이로 빠져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언제든지 우리가 알 수 없는 위기는 온다, 반드시. - p. 78 中 |
'내가 사야 한다'. 맞는 말이다. 내가 일단 사봐야 그게 우량주인지 거품주인지 알지 않겠는가. 그리고 섵불리 추천을 해주었다가 뒷감당은 어찌 하겠냐는 말이다. 솔직한 그의 화법은 책을 읽어나갈수록 그를 향한 신뢰를 쌓아주었다.
너도 나도 주식을 한다고 하니 내가 너무 세상에 뒤처지나 싶은 생각에 주식에 조금씩 관심을 가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저자는 사회 초년생에게 들려주는 내용과 달리 나같은 중년들에게는 주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나는 주식이 정말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집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큰돈이 들어갈 곳이 없다. 월급이 매달 들어오기 때문에, 생활하고 남는 돈이 크든 작든 남게 된다. 주식투자가 좋은 이유는 소액으로 가능한 재테크이기 때문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많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가능하므로 주식투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 p.147 中 - |
물론 저자의 말이
100% 다 들어맞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의 여유자금 범위 안에서 주식을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하게 든다. 내가 투자하고 싶은 회사의 주주가 되어 함께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경제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 더 이상 경제의 객체로서가 아니라 이젠 주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살포시 설레기까지 한다.
남편이 투자하는 종목이 한동안 오름세이더니 요즘 다시 주춤한다. 내가 부쩍 화살표의 오르고 내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니 남편이 이런 나를 신기하게 쳐다본다. 역시 독서의 힘이다. 책 한 권을 통해 내 시야가 더욱 넓어졌음이 느껴진다. 이제 나도 슬슬 주린이 딱지를 떼고 저자의 추천대로 조금씩 재테크의 바다에 발을 넣어볼까 싶다. 저자가 제목 한 번 제대로 잘 지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