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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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친한 직장동료가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출근을 했기에 어쩌다 다쳤냐고 물었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하는 그녀.

    "누워서 책을 읽는데 너무 무거웠나봐. 손목이 아픈거야. 자세를 바꿔야지 싶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읽었더니 이렇게 손목이 계속 아프네."

    평소 소신있고 자기 생각이 뚜렷한 그녀였기에 다소 엉뚱한 그런 부분들이 매력인 그녀. 도대체 어느 정도의 두께였으며, 무슨 책이었는지 몹시 궁금하여, 아프다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제목을 물었다. 세 글자의 책 제목. 그 제목을 듣는 순간 난 그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죄와 벌>이었다. 제목은 익히 들어서 너무도 잘 알지만,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고전 중의 고전. 두께가 두껍기로도 유명한 그 고전을 그녀는 누운 채 한 자리에서 다 읽어냈단다. 신선한 충격이었던 그 날의 사건은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에 '고전읽기'를 추가할 정도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전은 항상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읽어보고 싶고 당연히 읽어야 한다고는 생각하나, 지금 당장은 읽기 부담스럽고 언젠가는 꼭 읽을' 그런 책이었다. 그 정도로 내겐 숙제와도 같은 부담스런 책이 바로 고전이다. 그런데 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길잡이책을 만났으니 바로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이다. 



     저자가 인문학 박사이거나 작가일 거라고 짐작한 나의 예상은 보기좋게 어긋나버렸다. 그는 인문학과는 전혀 상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원목 주방용품 업체 '장수코리아'의 대표이다. 평소 책을 너무도 좋아하여 한 달에 50여 권이 넘는 책을 읽으며,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인문학을 소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단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책을 읽는 방대한 그의 독서 덕분에 저자는 결국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고전을 읽어내는 것도 어려운데 자신이 읽은 고전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아내어 책으로 펴내기까지한 저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이 책에서는 모두 28권의 고전을 다루고 있으며 각 책에서 저자가 찾은 인생 지침들을 술술 읽어질 정도로 편안한게 기술하고 있다. 아직 고전을 읽지 못한 독자들이나 고전이 부담스러운 독자들에게는 운동 전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준비운동이 되어줄 뿐 아니라 식사 전 식욕을 돋구는 에피타이저와도 같은 역할이 되어줄 것이다. 게다가 이미 그 고전을 다 읽은 독자들에게는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터주는 역할도 하기에 누구나 읽어도 각자에 맞는 조언 및 도움이 될 것 같아 여러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책을 덮으려는데 에필로그의 글귀가 계속 머리속을 맴돈다. 

  

    본문에 언급한 짤막 짤막한 고전들을 맛본 독자들은 이제 조금씩 갈증이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평생 다 읽어 보지도 못한 방대한 고전 문학들 중 28편, 게다가 문학 작품 중 몇 페이지에 불과한 문장들 속에 이렇게 다양한 삶의 의미들이 내재한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수도 있다. 여기에 인용한 고전 문학들은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이보다 더 다채로운 문학들이 우리 곁에서 지침을 주고 감동과 희열을 주며 우리 인생을 든든하게 받쳐 줄 것이다.

    이제 직접 고전 문학의 세계로 들어가 보길 바란다. 그 안에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에필로그 中 -

      

       저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짤막짤막한 글귀들을 읽다보니 저자의 말대로 전체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들이 한 두 권이 아니다. 그래, 들어가봐야겠다. 삶 속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질문들의 답이 어느 고전에 숨어있을지 찾아보는 것도 고전을 읽는 또 하나의 기쁨이리라. 뭐 부터 읽어볼까? 사뭇 나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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