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교실 - 우리 아이에게 기적이 일어났어요
양경윤.김미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때 감사일기쓰기가 유행이던 때가 있다. 나도 저녁마다 공책에 그날의 감사 3가지를 적으며 한동안 감사일기를 썼다. 어떤 날에는 감사거리가 넘치기도 했던 반면, 어떤 날은 감사한 게 없어서 펜을 들고 한참을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유난히 격정적인 사춘기를 보내던 큰아이로 너무 힘들던 나머지 선택했던 게 감사일기였는데, 감사일기는 나에게 있어서 '과속방지턱'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아이로 인해 나의 분노지수가 상승곡선을 그릴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그 감사일기 덕분에 제법 분노 조절이 가능했다. 지금도 가끔씩 쓰곤 하는데, 확실히 쓰고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짐을 느낀다. 이렇듯 '감사'나 '고마움'은 우리의 마음과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 책은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의 저자인 양경윤 선생님이 김미정 선생님과 함께 쓴 책으로서 "고마워."라는 말 한 마디로 시작하여 교실 및 가정에서 많은 변화를 이루어낸 다양한 사례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교사인 동시에 엄마이기도 한 두 선생님은 학교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떻게 이 '고마워' 스킬을 쓰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례들을 읽다보니 사실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모두가 기피하는 학급의 아이들이 '고마워 샤워'로 시작된 교사의 '고마워 종합 선물세트'로 인해 정말 그렇게 달라질까 싶었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다보니 내가 중요한 것을 놓쳤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감사함'이 갖는 에너지의 위력을 몰랐던 것이다.

     '감사함'에는 공경, 예의, 믿음, 겸손, 용기, 자기발견, 수용, 기쁨, 자긍심, 친절, 열정, 사랑, 책임, 자발성, 용서와 같은 미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상황을 제대로 보는 힘을 키우고, 맹목적인 희생과 복종이 아니라 스스로가 우뚝 서게 도와줍니다. 용기를 내게 해주고, 사람을 사랑하게 해줍니다.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집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빛이 되어줍니다. 이렇듯 함께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감사의 힘입니다.

     감사의 힘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감사라는 기쁨의 에너지가 채워지면서 얻는 총체적인 긍정적 에너지의 합이 아닐까 합니다. 감사함은 에너지입니다. 

                             - p. 105 中 - 



      당장 우리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실천해보기로 했다. 요즘 계속 반찬투정을 하는 큰아이가 저녁식사 때 만들어 준 김치콩나물국을 맛있게 먹기에 '고마워 샤워'를 시도했다. 


        :  맵지 않아? 먹을만해?

       큰아이 : 괜찮은데요? 안 매워요.

        : 찌개를 끓일까 하다가 콩나물이 있기에 국으로 끓였어. 괜찮았어?

       큰아이 : 찌개도 좋은데 이건 깔끔해서 좋아요. 맛있어요.

        : (감동...... ^^)  잘 먹어줘서 고마워! 다음엔 더 맛있게 해줄게.

       큰아이 : (먹은 흔적을 고스란히 식탁에 남기고 가던 녀석이 

                                        싱크대에 빈 그릇들을갖다두고 방으로 간다.)

        : (또 감동.......^^)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되어버리니까 대화가 예전처럼 정겹지 못한 건 사실이다. 원격수업이다 등교수업이다해서, 엄마인 나는 자가진단부터 시작해서 온라인 수업 출석 등 늘 아이들을 체크해야 하는 빨간펜 선생님같고, 아이들은 날마다 검사를 맡아야 하는 학생이 된 것 같은 대화가 대부분인데, 오늘 식탁에서의 대화는 김치콩나물국만큼이나 따끈했다. '고마워'라는 말 한 마디를 해보려고 작정(?)하고 시작한 대화였는데, 사춘기 딸아이와의 대화는 오랜만에 따끈따끈한 대화로 마무리지어진 것이다. 

       저자이신 두 분의 선생님은 '고마워 샤워'를 하루에 100번 하라고 하신다. 꼭 100이라는 숫자에 목숨 걸 것까지는 없고, 그만큼 자주 많이 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려고 한다. 방학 내내 아이들 챙기느라 투닥투닥거리기 바빴는데, '고마워 교실'에서의 놀라운 변화를 오버랩 시키며, '고마워 우리집'을 만들어볼까 한다. 그래서 책표지에 나와있는 글귀가 정말 실현이 되길 손꼽아 기대해본다.

         

         " 우리 아이에게 기적이 일어났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