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 - 2021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선정작
정성진 지음 / 프리뷰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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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막 시작되려던 작년 2월 즈음, 가족들과 함께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러 갔었다. 사실 4식구 모두 공연을 보기엔 다소 큰 금액이긴 했지만, 1년에 두 번 정도는 가족들 공연 티켓을 구매하는 게 나만의 힐링이 되었기에 주저함 없이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실은 내가 워킹맘 생활을 하는 이유에 '가족들과 1년에 두 번 공연보러 가기'를 포함시켰더니 직장생활이 힘들 때면 공연생각을 하며 이겨낼 수 있었다. 그래서 꼭 상반기에 한 번, 하반기에 한 번 공연을 보러간다. 지금 내가 좀 힘들어도 멋진 공연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일하는 게 나의 직장철학이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세계 4대 공연이 '캣츠',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걸 알고나서 꼭 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은지 얼마 안 된 때였는데 때마침 '오페라의 유령'이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서는 처음 공연하는 거라 더욱 부푼 맘으로 공연날만 기다렸다. 예상대로 가족들 모두 공연에 푹 빠져서 감상을 했다. '팬텀' 역할의 남자배우가 190cm에 90kg의 다소 체격이 큰 스타일이라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 조금 다르긴(?) 했지만, 주인공 크리스틴과 함께 노래 하는 장면의 그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상기된 얼굴로 공연장을 나오던 아이들의 모습 또한 잊을 수가 없다. 

      이렇듯 공연티켓을 구하는 순간부터 공연을 보고 나오는 그 순간까지는 마치 여행을 다녀오는 기분이다. 여행지에서보다 여행을 떠나기 전 더 설레는 그 마음부터 여행을 다녀와서도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이따금씩 떠올리며 행복에 젖는 것까지 정말 여행과 공연은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 다소 많은 비용이 들어도 사람들이 주저함 없이 여행이나 공연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그러나 영화처럼 자주 보러 갈 수 없어 공연을 보는 일이 어쩌다 한 번 가는 행사가 되다보니 뮤지컬 공연 및 공연장은 아직도 낯설고 또 궁금한 게 많다. 그치만 딱히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고작 알아봐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리저리 검색해보는 게 전부이다. 그런데 나처럼 이제 공연에 관해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 나온 책이 있으니 제목부터 유쾌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공연 이야기>이다. '주눅들지 않고 공연 두 배로 즐기기'라는 부제가 나를 더욱 사로잡는다.



     이 책은 육사생도 시절,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관람한 것을 계기로 뮤지컬에 빠져든 저자가 가족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할 때 자신의 아이가 궁금해하는 내용을 모아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 본 질문들에 대한 답이긴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뮤지컬 초보자나 마찬가지다 보니 아이의 질문이 곧 평소 내가 느끼던 질문들이기도 해서 지루할 새도 없이 초집중을 해서 읽을 수 있었다. '어쩜 내가 궁금해하던 걸 이렇게 잘 알고 계실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가 대략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4대 뮤지컬이란?

       - 뮤지컬 넘버가 뭐죠?

       - 어디가 좋은 자리인가요?

       - 티켓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공연장 주차 꿀팁!

       - 배우가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해요?

       - 어떻게 옷을 저렇게 빨리 갈아입죠?

       - 배우들의 분장은 왜 그렇게 진하죠?


     저자의 아이가 평소 궁금해하던 질문들의 모음이라 그런지 공연초보인 나 역시도 궁금해하던 내용이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았다. 공연장에 가면 우리 아이들도 나에게 질문했던 것들이기도 해서 더 와닿았는디 모르겠다.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띠지까지 붙여두었다. 

     이번 방학 때도 뮤지컬 공연을 하나 볼 계획인데, 이젠 예전보다 덜 긴장될 것 같다. 혹시 매너를 지키지 못하면 어떠나 싶어서 늘 긴장하곤 했는데, 이젠 좀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이 궁금해서 질문을 할 경우, 자신있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책을 읽었으니, 가족들에게 제대로 아는 척 한 번 해야겠다.벌써부터 그날이 기다려진다.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것보다도 내가 공연을 기다리는 게 더 간절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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