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나를 만나다 -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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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요즘 내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 이 책의 제목. 그래서 더 제목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4남매의 장녀로, 한 집안의 맏며느리이자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한 직장의 부장으로서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는 이 책의 저자처럼 작년에 건강이 휘청하는 경험을 하고서야 비로소 40대 중반인 지금, 나를 찾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리 거창할 것도 없다.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를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이 되고 있는 걸 보면, 그간 나에게 너무 무심했다 싶어 내 자신에게 참 미안해진다. 그래서였을까? 나보다 더 앞서 나아가며 자기 자신을 만나고 있는 저자의 행보에 큰 대리만족을 느꼈고, 인생의 롤모델을 만난 것 같아 책의 구석구석을 야무지게 읽었다. 나도 내 인생의 후반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과 다짐을 하며 말이다.

     2019년 가을, 몸과 마음에 과부하가 걸려 '삶의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 저자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고 싶어서 제주로 떠났다고 한다. '처음으로(1), 온전히 나 혼자만의 의지로(1), 혼자 떠나서(1), 하루 묵는(1)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로 11월 11일에 '거사를 치렀다'는 저자.  이렇게 첫발을 떼는 데 성공한 저자는 3개월 뒤 '2차 떠남'을 예약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게 취소되어 거실책방과 뒷산의 숲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자신과의 조우'에 성공한 저자는 자신에게로 향한 길을 제대로 닦아서 본격적으로 스스로를 알아가며 그렇게 자신을 만나게 되었고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단다.


        살아가면서 조용히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다. 어느 날 공허감에 휩싸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력 질주하던 사람이 멈추는 것도 쉽지 않지만, 어떤 이유로든 그리 되었을 경우, 그 사람은 쓰러지기 쉽다. 멈추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쓰러짐은 무력감이다. 달리는 것만이 최선이고 인정받는 것이 삶의 이유인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닌 '멈춤'의 상태가 되면, 그 사람은 구덩이를 팔 힘조차 없을뿐더러 나락에 떨어지면 나오기도 쉽지 않다.

                                          - p. 37 ~ 38 中 - 

        이 글귀를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달리는 것만이 최선이고 인정받는 것이 삶의 이유인 사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앞만 보며 달리던 내가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걸 놓아야 했던 2020년 작년은 나에게 있어 재탄생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직장조차 휴직을 한 채 몸과 마음을 다독이고 회복에 힘쓰던 나는 평소 너무도 하고 싶었으나 미루기만 하던 영어공부와 '하루 1만보 걷기'를 시작하며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 둘 해나가는 도전을 함으로써 점점 나를 알아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혼자 떠난 제주와 숲이라는 공간, 그리고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오후 세 시'에 자연과 관계하며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는 저자와 공통분모를 발견하며 묘한 동질감마저 느꼈다. 마치 소울메이트를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


       현재 그리고 있는 앞으로의 삶도,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았으니, 이제는 혼자 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싶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닌 나와 함께이니 나와 관계하며 이전과는 다른 빛깔의 삶과 힘을 기르고 싶습니다. 쫓기거나 조바심 나는 삶이 아닌 일상 속 작은 것에서 잔잔한 행복을 자주 많이 느끼며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 p. 279 中 -

       나 역시 그러하다. 그동안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너무 치여서일까? 이젠 슬슬 가지치기를 좀 하고 싶다. 인간관계의 미니멀리즘이라고나 할까? 남은 나의 인생 후반전은 나를 좀 더 알아가고 싶고, 정말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전과는 다른 빛깔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하는 게 마냥 싫지만은 않다. 의도치 않게 물리적인 거리를 두다보니 정말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휴대폰의 연락처 목록 정리 또한 자동적으로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나와 함께, 나답게, 나를 위해' 사는 삶. 이제 나도 저자처럼 본격적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용기를 내게 준 나의 롤모델인 저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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