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쟁, 무엇이 문제일까? - 21세기 분쟁의 현장과 평화를 위한 인류의 과제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7
김미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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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은 자리에서 이 책 한 권을 다 읽어버렸다. 평소 '학살', '폭격투하', '침공', '자살폭탄테러' 등의 단어와 함께 들려오는 뉴스의 국제 분쟁 소식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한 호흡에 다 읽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보통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다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개운함이 밀려오곤 하는데, 이 책은 정반대였다. 다 읽었는데도 뭔가 찜찜하고,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내가 알고 있던 거보다 훨씬 더 많은 국제분쟁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65개란다. 세계 곳곳에서 대립과 충돌로 갈등을 겪는 분쟁이 65개나 된다니,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지구촌이다.



     '국제 분쟁'이라고 하면 말 그대로 국가간의 분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도 내전중인 시리아 역시 국제분쟁에 포함된단다.

       국제 분쟁은 국제 사회에서 정치, 종교, 경제, 영토, 문화 등의 충돌로 발생하는 모든 분쟁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국가 간의 전쟁뿐 아니라 국가 간의 갈등 상황, 군사 대립, 한 국가의 내전, 소수 민족이나 종교에 대한 탄압 등 국가가 개입된 모든 분쟁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 p. 27 中 -

      마치 이런 모습이 그려진다. 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빚쟁이들은 대문을 두드리며 빚갚으라고 소리소리 지르는데, 이 와중에도 정작 부모는 배고파 우는 자녀도 내팽개친 채 서로 육박전을 벌이며 싸우는 형국. 이것이 바로 국제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전 세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저자도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코로나19로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굳이 총칼을 들이밀고, 폭탄을 떨어뜨리고 하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죽었던가. 우리나라 , 다른 나라 할 것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들려오는 사람들의 사망소식은 비록 내가 알지 못하는 이들의 죽음이지만 인간의 무기력함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기에 모든 이들을 힘빠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간간히 들려오는 국제 분쟁 소식들은 이보다 더 힘빠지게했다. 마치 사람목숨이 파리목숨이 된 것 같은 비참함. 과연 누가 누구의 죽음을 허락한단 말인가. 서로 평등하고 서로 동등해야 할 인간이 이념과 사상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인간을 죽이는 곳. 이곳이야말로 지옥이 아닐 수 없다.


      내가 기독교인이어서인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이야기가 나를 힘들게 했다. 국토면적대비 세계 최대, 최장규모의 장벽에 둘러싸여 있는 팔레스타인의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이스라엘이 만든 분리장벽이지만 실은 팔레스타인을 철저히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지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바이다. 8m 높이에 길이 50Km 길이의 장벽. 인간의 욕심과 잔혹함을 보여주는 상징물인 것만 같아 기독교인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얼마 전 뉴스를 봤는데 이스라엘 총리 취임 이틀 만에 가자지구를 공습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5월에 휴전을 한 후, 26일만에 일어난 공습이라고 했다. 도대체 이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서로에게 총을 겨누어야 할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밖에도 책에서는 다양한 국제 분쟁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데, 세계뉴스에서 종종 들려오던 미얀마와 로힝야족 이야기,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분쟁, 종교로 인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내전으로 고통받는 난민들 등 평소 궁금했으나 관련 도서를 찾아보기 힘든 주제라 늘 궁금해만 하고 있었는데 모처럼 궁금증들이 다 해결되어서 개운하다. 그러나 국제 분쟁에 관해 속속들이 다 알고 나니 마음 한 구석은 무겁기만 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국제 분쟁에 관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여전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에 하루 속히 사랑으로 가득 차고 평화가 찾아오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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