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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 - 소중한 딸에게 엄마가 보내는 편지
박미진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 엄마는 옛날 분이다 보니 그러신 면도 있지만, 원래 잔정이 없으신 편이라 어린 시절 엄마와의 따뜻한 추억이 별로 없다. 학창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어 직장인이 되자마자 집에서 나와 따로 자취를 하며 살다가 결혼을 한 터라, 결혼 전날 엄마와 함께 잠을 자며 눈물 적셨다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으면 사실 먼 나라 얘기같기도 할 정도로 엄마랑 정겹게 얘기 나눠본 기억도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는 순간 필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 엄마에게 들어보지 못한 말들이지만(뭐, 하셨겠지만 내가 기억 못할수도 있다), 내 딸들에게는 삶의 지혜를 전해주고 위로와 응원을 해주어야 하는 엄마가 된 이상 배워서라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공부하듯(?) 책을 읽게 되었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온전히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갈 딸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는 저자. 그래서인지 다 큰 딸아이에게 전하는 편지글이지만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혹여나 빠뜨릴 새라 남김없이 전하고자 하는 엄마의 염려와 사랑이 책의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한참을 읽다보니 마치 내가 저자의 딸이 된 듯한 생각마저 들며 나도 모르게 위로와 격려를 받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인지 너무 힘이 되었다. 우리 아이에게 전해 줄 메시지를 찾고자 펼쳐 든 책에서 내가 위로를 받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3장 '나답게 나다움으로 자신을 사랑하자'를 읽다가 힘이 되는 메시지를 발견해서 얼른 따로 메모해두기도 했다.
나다운 나로 사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과 요구가 아닌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존중할 때 가능해진다. 나를 나로 살지 못하게 하는 두 번째는 '자신에게 혹독하게 구는 것'이다. RM은 2018년 유엔총회에서 가진 연설에서 "어제 실수를 했더라도 어제의 나도 나고, 오늘 잘못하고 실수하는 나도 나이며, 내일 조금 더 현명해져 있을 나 역시 나"라면서 부족한 자신의 모습까지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때로 세상에서 가장 미운 사람이 자신일 때가 있다. 실수투성이에,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자신이 초라하고 원망스럽다. 그럴 때 "괜찮아. 누구나 부족함과 단점을 가지고 있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해."라고 말해 줄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기 자비'라고 부른다. 자기 자신에게 친절하기, 인간은 누구나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인지하기, 자기 마음 상태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기, 이런 것들이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자기자비의 방법들이다. - p. 115 ~ 116- |
우리 엄마는 아니지만 이 순간만큼은 마치 저자가 우리 엄마가 된 듯한 착각마저 들며, 늘 나 자신에게 엄격하고 채찍질하기 바쁜 나에게 그러지 말라고, 너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툭 터지고야 말았다. 아마 나처럼 딸인 동시에 엄마이기도 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힘이 되어주는 메시지일 것이라 믿는다.
꿈과 비전을 가져라, 좋은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라, 직장에서는 상냥한 개인주의자가 되어라, 나답게 나다움으로 자신을 사랑하라, 돈 공부를 해라, 삶을 사랑하고 즐겨라 등등의 메시지 외에도 저자가 살아보고 깨닫게 된 인생의 해법 7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딸들이 삶의 어둠에서 헤매지 않고, 바른 길로 찾아갈 수 있도록 따뜻하고 정겹게 때로는 냉철하고 다부지게 삶의 지혜를 전하는 저자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내 눈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말이다.
늘 좋은 엄마이길 원하는데 이상과 현실은 참 다르다. 애들에게 잘 해줘야지 싶다가도 사춘기 아이들과 하루하루 티격태격 언쟁이 오가며 에너지를 쏟다보면 늘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 한 구석이 공허해지곤 했다. '나도 남의 집 귀한 딸인데, 왜 우리집 딸은 나한테 이렇게 함부로 대할까?'라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울적하고 텅빈 내 마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스하게 감싸주며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따뜻한 엄마와 함께 한 기분이었다. 그야말로 '소중한 딸에게 엄마가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내가 큰 위로를 받은 것이다.
방전되었다가 100%로 충전된 이 기분이 오래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그래서 지금도 사춘기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큰딸과 사춘기에 진입해서 꽃을 피우려고 하는 둘째딸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 비록 책을 통해 채움 받은 삶의 지혜이자 통찰력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 저자가 나에게 알려준 인생의 비밀을 우리 딸들에게도 꼭 전해줄 것이다. 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