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고 머물러서 지켜보라 - 위빠사나에 기반한 통합수용치료 기법
어정현 지음 / 운주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5월 말에 이석증으로 동반된 어지럼 증상으로 한동안 고생을 했다. 사실 7년 전에 처음 이석증을 앓았었는데 그 때는 지금보다도 더 젊었고 처음 발현된 거라 정신없이 그 시기를 보내서 자세한 기억은 없고 어지럼이 심해서 구토로 힘들었던 기억만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석증이 재발될 때는 그 때 겪었던 어지럼 및 배멀미 하듯 힘들었던 구토의 기억이 또렷이 떠오르며 공포감마저 밀려왔다. 더군다나 이번에는 한 번이 아니라 며칠에 걸쳐 매일매일 어지럼과 구토증상으로 반복하며 고생한 터라 그 고통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난 몸과 마음이 지쳐버려서 직장에도 나갈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그래서인지 조금만 흔들림 증상이 느껴져도 공포감이 밀려오며 또 이석증이 재발될 것 같은 두려움에 식은 땀마저 나는 등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어서 정상의 컨디션을 찾고 싶은데 내 몸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자 이러다 계속 이 상태로 머무르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엄습해왔다. 여러모로 몸과 마음이 바닥의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요가를 통한 명상 프로그램을 찾아 안내자의 안내멘트에 따라 짬짬이 요가를 하기 시작했다. 속는 셈 치고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명상이 효과가 있었다. 심지어 잠자기 전 해보았더니 쉽게 잠에 드는 등 삶의 질이 조금씩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명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명상관련 책이 마침 나왔기에 읽어보게 된 책이 <알아차리고 머물러서 지켜보라>이다.



         제목만 봐도 어느 정도 느낌이 왔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의미인 듯 했다. 내 몸이, 내 마음이 힘들어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게 가장 급선무이며 알아차린 후 지켜보아주라는 게 저자의 핵심 메시지인 듯 했다. 저자는  '위빠사나 명상'을 기반으로 한 심리치료의 이론 및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위빠사나'라는 단어가 참 낯설었다. '위빠사나'는 불교용어인데 저자는 마치 시(詩)처럼 소개하고 있다.

                                                      명상


           명상이란

           과거와 미래로 떠도는 생각을 멈추고

           현재 있는 대상에 마음을 집중하여 현재에 사는 것입니다.


           명상에는

           사마타(집중) 명상과 위빠사나(관찰) 명상이 있습니다.


           사마타(집중) 명상은

           한 대상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으로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입니다.


          위빠사나(관찰) 명상은

          한 대상에 마음을 집중하여

          그 대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지혜를 계발하는 것입니다.

                                 

                                                       - 본문 17쪽 中 -


             저자는 쉽게 이렇게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 마음이 인식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으로 몸에 나타나는 느낌에 이름을 붙이고, 생각과 판단을 멈추고 오롯이 느낌에만 집중해서, 그 느낌을 호흡을 하면서 관찰해보라고 한다. 그러면 통증을 비롯해서 어린 시절 받은 상처, 사회 공포증, 트라우마 등 다양한 불편한 감정들 또한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험 또한 함께 소개하고 있어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을만큼 신뢰가 간다. 그리고 상담자와 내담자로 시작된 명상치료가 궁극적으로 자기치유의 방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저자는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정체크리스트 양식, 명상일지 양식도 첨부되어 있어서 평상시에 내가 내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직장을 쉬며 집에서 요양을 하다보니 컨디션도 많이 좋아지긴 했으나 아직 100%의 회복상태는 아니다. 이 책에서 배운 위빠사나 명상을 일상생활에서 접목시킨다면 100%의 회복까지 기대해도 될 것 같다. 물론 나는 기독교인이고 이 명상법은 절에서 시작된 것이긴 하나 종교에 상관없이 내 마음을 다스리고, 현재 감정상태를 나 스스로 알아차리며 마음이 요동하지 않도록 평정심을 찾아주는 심리치유의 방법이라 꾸준히 해보고 싶다. 무엇보다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권면하는 내용의 메시지가 가장 와닿는다.

                                      몸과 마음 관리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려면

          몸과 마음을 잘 살펴보세요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내가 타인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나로 인해 상대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그리고 나의 기분은 어떤지...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이 지치면 마음도 지칩니다.

          몸이 피곤하면 마음에선 짜증이 올라옵니다.

          그러니 몸을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마음이 힘들면 몸도 힘들어집니다.

          마음이 지치는 건 생각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호흡에 집중해서 생각을 쉬어보세요.


          우리에겐 내일이 또 있으니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잘 돌보세요.


                                  - 본문 287쪽 中 -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명상도 좋고 치유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몸을 아끼고 혹사하지 않는 것이 1번이 되어야 한다는 것! 사실 내가 그러지 못했기에 몸이 아팠던 것 같아 요근래 쉬는 동안 내 몸에게 참 많이 미안했다. 저자의 권면처럼 앞으론 내 몸을 좀 더 아끼고 돌보려고 한다.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고 몸이 힘든 일이 생긴다면 책에서 배운 명상법대로 해보아야겠다. 알아차리고 머물러서 지켜보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