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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 디지털 시대, 어떻게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가
존 카우치.제이슨 타운 지음, 김영선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4월
평점 :
지난 주에 고3이 등교한 이후 오늘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도 등교를 했다. 우리집 바로 앞이 초등학교라 거실에서도 학교 운동장과 교문이 바로 내려다 보이는데, 오늘 등교한 초등 1, 2학년 학생들을 보니 설렘 반 두려움 반의 표정을 지으며 학교로 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1학년인 학생들은 오늘이야말로 실제적인 입학식인데 가족들의 축하는 커녕 교문 앞에서 부모님과 헤어지며 자기 등치만한 가방을 메고 들어가는 꼬맹이들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이처럼 거의 3개월 가량 이 아이들에겐 교실이 없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로 실내생활, 단체생활, 근거리 접근 등은 그야말로 꿈도 못 꾸는 일들이다보니 온 가족의 축하를 받으며 제대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입학식도 온라인으로 묻혀버렸다. 그바람에 3, 4월에 있어야 하는 학교행사들이 2학기로 연기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학교행사가 폐지되는 경우도 있었다. 말이 학교등교이지 교실에서도 아이들은 마스크를 꼭 낀 채 모둠수업은 커녕 단체 놀이 하나 할 수 없다. 이 정도면 집에서 ebs tv를 보거나 온라인수업을 듣던 때와 그다지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그야말로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저자는 다른 학자의 말을 빌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은 교육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마크 프렌스키가 2001년에 쓴 논문에서 처음 소개한 용어이며 대체로 1979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한다. 개인용 컴퓨터, 전자게임, 태블릿, 휴대전화 등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상에서 성장한 첫 세대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에겐 이 모든 것들이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도구'가 아니라 환경인 셈이다. 그러나 그러함으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점이 있다.
사실 오늘날 아이들은 기존의 그 어떤 교과서보다도 모바일 앱에서 더 많은 걸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다. 프렌스키는 이렇게 말한다. "교육이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교사가 시대에 뒤처진 디지털 이전의 언어를 갖고서 거의 완전한 디지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디지털 네이티브와는 너무나 다른 요구를 가진 아주 다른 세상의 아주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었다. - 본문 34쪽 中 - |
따라서 이런 '디지털 네이티브'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발맞춘 시스템 설계와 함께 이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시행할 역량을 갖춘 지도자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 수동적인 교육 모델에서 벗어나 능동적인 모델로 바꿀 수 있어야하며 그렇게 변화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시작된 개학연기! 몇 주에 걸여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끝에 겨우 학교의 문이 열렸다. 들리는 말로는 2학기에도 코로나 19가 다시 대유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 또 학교는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가는 요즘, 긴 시간 끝에 등교개학을 맞이한 교사, 학부모가 읽으면 미래 교육에 대한 통찰력 있는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책인 것 같아 그분들께 꼭 권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