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우유, 사랑해
모카우유 아빠엄마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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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는 시끄럽게 짖고 사람을 무는 무서운 존재라고 반평생 생각하고 살았던 사람. 지금은 아타까운 유기견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을 줄줄 흘리는 후천적 애견인으로 거듭난 사람'

  이 책의 저자 소개에 보니 모카와 우유의 엄마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 소개글을 읽는데 영락없는 내 모습이었다. 유년 시절 시골 할머니댁에서 키우던 개에게 살짝 물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로 개만 보면 늘 멀찍이 돌아다니기 바쁘고, 옆에 오기만 해도 기겁을 하던 내가 우여곡절 끝에 올해 여름부터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내가 아이들보다도 더 강아지를 좋아하고 있다. 아직 7개월인 강아지임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우리 강아지가 나이가 들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가 오면 어떻게 이 녀석을 보내줄까 하고 생각하다보면 금세 눈물이 맺힐정도로 이젠 우리 강아지 보리가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모카와 우유의 엄마, 아빠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모카는 2011년 생의 모카종으로 다소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의 수컷 강아지이고, 우유는 2016년 생의 사모예드 종으로 마음이 천사처럼 착하고 예쁜 암컷 강아지이다. 이름 그대로 모카는 커피색이고, 우유는 흰색으로 풍성한 털이 너무나도 예쁜 강아지이다. 둘 다 삶은 달걀을 좋아하고 고구마를 좋아하며 요즘은 사료가 아닌 생식에 빠져 있단다. 아기이던 시절에 하울링 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예뻐서 폭풍칭찬을 한 이후로 이젠 제법 울림있는 하울링을 하는 통에 모카, 우유의 엄마와 아빠는 고민이라고 하지만 새로 태어난 아기 앞에서는 조용히 하울링을 하는 모습을 보면 속 깊은 오빠, 언니인 것 같아 듬직하다 못해 이뻐 죽겠다. 내 강아지도 아닌데 어쩜 책만 봐도 이렇게 하는 짓이 이쁜지 책 속으로라도 들어가서 "옳지~! 잘했어~!"하고 쓰다듬어 주고는 간식을 한움큼 주고 싶은 심정이다.



       모카와 우유의 엄마, 아빠는 캐나다 유학생이던 시절부터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다는데 자연이 깨끗하고 아릅다고 땅덩어리가 넒은 나라라 그런지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반려견을 키우는 환경이 참 앞서간다 싶다. 목줄을 풀어도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강아지 공원이 많은 것도 부럽고, 강아지의 권리인 견권을 존중하여 실외배변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문화도 부럽고, 인간의 편의에 의해 반려견에게 먹이게 된 사료가 아니라 점차 생식이 대중화되어 가는 것 또한 참 부럽다.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이 넘어선 우리나라도 점점 더 나아지리라 기대하지만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하기도 어렵고,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너무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참 많다.



        요즘 우리 강아지 보리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똥을 먹는다는 것......... 그런데 이 책을 읽던 중 저자 부부 역시 나와 같은 고민에 빠진 적이 있음을 발견했다.

        맙소사! 우유가 방금 싼 따끈따끈한 똥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우유는 쩝쩝거리다 말고 해맑게 웃으며 나를 보고 있었다. 꼭 '옴마, 나 맛있는 거 알아서 잘 챙겨 먹고 있어~'라는 듯 말이다. 정말 그 장면만큼 충격인 모습을 평생 본 적이 없었다.

                                   (중간생략)

        우유가 똥을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강아지들은 시큼한 냄새를 싫어한다고 하길래 우유가 똥을 쌀 때까지 기다렸다가 갓 나온 똥 위에 식초나 레몬즙을 뿌렸다. 때론 핫소스를 뿌리기도 했다. 그리고 우유의 반응을 살폈는데 우유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 시큼하고 매운 똥을 먹어치웠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여봤지만 똥 먹는 습관은 고쳐지지 않았다.

                          - 본문 65쪽 인용 -

           나 역시 저자처럼 며칠간 레몬즙을 활용해보았다. 보리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찰진 똥을 싸면 나는 얼른 달려가서 레몬즙을 뿌렸다. 레몬즙을 좀 많이 뿌렸더니 똥 주위로도 흘러내릴 정도였다. 이 녀석이 어떻게 하나 봤더니 일단 또 주위에 흘러내린 레몬즙을 물 마시듯 혓바닥으로 할짝할짝 핥아먹더니만 시큼했는지 혓바닥을 빠른 속도로 날름날름 하더니 괴로운 듯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러고 다시 똥 주위로 와서 아까처럼 레몬즙을 핥고선 또 괴로워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더니 결국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오호~~~  이게 효과가 있는 건가 싶은 얼마나 기쁘던지! 그래도 낮동안 혼자 있을 때는 여전히 똥으로 장난을 치고 먹기도 하는데 예전처럼 많이 먹지 않아서 희망이 보인다.  우유는 몸집이 점점 커지면서 대소변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니 차츰 밖에서 야외 배변하는 맛(?)을 알아 집 안에서는 대소변을 보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흠..... 산책만이 정답인 것인지.........   점점 날씨가 추워지기는 하지만 옷을 따뜻하게 입혀서 산책을 좀 더 자주 시켜줘야 할까보다. 그래서 우리 보리도 우유처럼 야외 배변의 쾌감을 맛볼 수 있게 되길.......... 아무튼 우리 강아지 보리의 똥 먹는 습관 때문에 너무 걱정이었는데, 저자의 경험담 덕분에 쏠쏠한 정보도 얻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포토 에세이답게 모카와 우유의 사랑스런 사진으로 가득찬 이 책을 보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됨을 느낀다.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잘 자란 강아지들답게 털관리도 너무 이쁘게 잘 되었고, 한 눈에 봐도 건강미가 넘치는데다가 예쁘 짓하는 순간을 너무나도 잘 잡아서 찍은 사진들만 모아놓은 덕에 어느 사진 하나 b급이 없을 정도이다.

          한 마디로 이 책은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반려견을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꿀팁 및 노하우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유익한 도움을 준다. 거기다 보는 내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힐링 포토들로 가득 채워두었으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든지 권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와 세밑이 다가오는 요즘,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건네주기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책을 다 읽은 지금도 마음이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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