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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보름
R. C. 셰리프 지음, 백지민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평점 :
《구월의 보름》
🔹️R.C.셰리프 장편소설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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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가
90년의 세월을 넘어
시간의 모래톱에서 건져 올린 보물
"우리는 자주 잊어버린다
삶은 그냥 아름답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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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반전은
어떤 반전도 없다는 것!!!
스티븐스 가족은
매년 9월 보름동안의 휴가를 떠납니다.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보그너를 해마다 가는게
그 후로 이 가족의 전통이 되었어요.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은 모였지만,
세월의 흐름과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죠.
아이들은 자랐고, 부모는 늙었고,
누군가는 더는 함께하지 않기도 해요.
바다와 모래, 소소한 갈등, 잠잠한 위로 속에서
가족의 관계는 말없이 재정립되고,
사랑의 방식은 묵묵히 이어집니다.
책 속의 이야기뿐만이 아닌,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같은 장소, 다른 시간, 변해가는 가족"이라는
테마에 공감되었습니다.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변하는 사람들,
아이들이 커가고 부모가 약해지는 모습에
느끼는 아련함과 책임감,
그리고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함께 있는 시간이 주는 위로와 의미가
저의 경험과도 상당히 많이 맞닿아있습니다.
저희 가족도
해마다 바다로 피서(여름 휴가)를 갑니다.
스티븐스 가족과 다른 건
매해 다른 장소로 간다는 것 뿐이죠.
그리고 날짜는 7월이기도, 8월이기도 하고요.
제 아이도 자라 성인이 되었고,
(부)모님은 나이가 드셔 체력이 예전같지 않으셨고,
저 역시 체력과 열정 모두 이전만 못합니다.
이른 4일간의 여름 휴가를 다녀온 지금(오늘 돌아왔어요.)
폭염에 지치고 체력저하로 해수욕을 못했어요.
실은 저 빼고 가족들이 비협조적🤣
(아.. 이제 해수욕은 모두에게 무리인가 싶네요)
저희 집 여름휴가 전통은 이제 뭔가 바뀔듯 합니다.
스무번째 떠나는 2주간의 여행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상의 틈에서 발견되는 소중함과 덧없음.
반전도 없고, 비밀도 없고, 조금의 서두름도 없이
따뜻하게 그려낸 이 작품 표지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