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요정의 숲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해랑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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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 작가인 히로시마 레이코의 데뷔작"이라는 말만 봐도 읽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책이다. 표지 역시 이 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책 표지의 하얀 생명은 물 요정인 것일까? 그는 유독 맑아 보이는 호수에 왜 들어가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을까? 왠지 나를 노려보고 있는 것 같은 양옆의 빨간 새는 무엇일까? 



깨끗한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물 요정 나나이는 일생에 한 번 겪어야 할 통과의례인 뭍을 통한 다른 호수로 이동 중이다. 하지만 뭍에서는 자신을 노리는 적들이 많다. 빨간 새(렌바르)의 알 껍데기를 주워 삶을 이어가는 타키는 위험에 처한 나나이를 발견하고 구해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과연 나나이는 무사히 성체가 될 수 있을까? 타키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책 내용은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다. 전반적으로 환경을 짓밟는 자와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야한다는 자의 대결 구도가 보인다. 메시지도 명확하다. 읽는 내내 지브리 애니매이션 중 "마루 밑 아리에티"가 생각났다. 영화 내내 "우리는 자연을 빌려 쓰는거야. 필요한 것만 취하고 욕심 부려선 안돼. 자연을 지켜야해."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인 환경 보호와 통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필요 이상으로 물요정의 피를 뽑으려는 인간, 자신의 욕심에 취해 렌바르의 알을 거침없이 훔쳐가는 인간, 더이상 먹을 것이 없어진 호수를 버리고 새 호수로 떠나는 괴물고기 우라. 이것들 모두 자연을 도구로서만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 아닌가? 결국 피해보는건 우리 모두 아닌가? 선한 의지를 가진 인간을 상징하는 타키, 그리고 순수한 자연을 상징하는 물요정. 이 둘은 서로 우정이라는 덕목 아래 함께 호수를 지킨다.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것 아닐까? 우리는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진부한 주제이지만 그 진부한 주제를 이렇게 강렬한 스토리로 재창조해 낸 것은 작가의 역량일 것일테다. 책을 열어 한 챕터만 읽어도 다음 챕터가 궁금해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다. 특히 등장인물과 주변 환경에 대한 묘사가 실감나게 잘 되어 있고 꽤 속도감이 있어 책을 계속 읽어 내려갈수록 몰입감이 더해진다. 한 챕터의 호흡이 길지 않고 적당히 그림이 섞여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읽어도 참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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