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바람동시책 2
박혜선 지음, 정수현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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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동시집을 꽤 좋아하는편이다. 

'동시'하면 2-30년전 교과서에 등장하여 어린이들의 정서를 감화시키는 글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내게 요즘의 동시집은 어린이들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위트있게 그려낸 글이다. 

수업 할 때마다 아이들이 배꼽 빠지게 웃었던 시집들 이상교의 <수박수박수>, 김개미의 <오줌이 온다>, 신민규의 <z교시>가 그랬다. 

시집의 시 하나 하나를 읽어갈 수록 아이들이 "또 읽어주세요!"를 외쳐댔고, 쉬는시간에 교실 앞에 슬쩍 전시해 놓으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잽싸게 시집을 가져가 읽곤 했다. 

이 책을 발견한 순간 이런 시집을 또 하나 발견한 기분이었다. 

어린이가 읊조리는 것 같은 제목에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 주인공의 개구진 모습은 책을 받자마자 얼른 읽고싶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문장.

"오늘 시험봤지? 시험지 줘봐."

이 문장을 읽자마자 '아 .. 이건 너무.. 나같은데?' 란 생각이 들며 책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다만 요즘 시험은.. 100점, 90점, 80점과 같은 점수로 결과를 말해주지 않으니 

점수는 매우잘함, 잘함, 보통, 노력요함으로 바꾸어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ㅎ

이 책의 주인공은 엄마의 이런 물음에 "시험 잘 못봤어요 ㅠㅠ.... "라고 대답하며 울상을 짓는 아이가 아닌, 

"시험지한테 물어보고 몇점인지 말해줄게요." "나머지 점수는 친구들에게 나눠줬니?" 와 같이 짱구에서나 볼듯한 대사들을 쳐대는 이 개구진 아이다. 

실로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 한 나올 수 없는 대사이다. 


작가의 말마따나 이 책은 내가 내 마음에 말을 걸며 내 작아진 마음도 웃음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시들로 가득차있다. 

공부 좀 못하면 어때, 공부할 때 좀 졸리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청개구리 같은 마음도 떄로 들 수도 있지 않나..

때론 엉뚱한 생각들이 머리에 가득 차 있고, 꿈도 없고, 사고쳐서 잔뜩 혼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따뜻하고 생명력있는 사람. 그것이 바로 너라고. 넌 정말 사랑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라고. 

그렇게 아이들 개개인을 응원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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