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어쩌면 모두 지어낸 이야기 - 2019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 수상작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보이테흐 마셰크 지음, 흐루도시 발로우셰크 그림, 김경옥 옮김 / 우리학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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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피노키오, 어쩌면 모두 지어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책 어느곳에도 이 나무토막을 피노키오라고 지칭한 부분은 없다. 그럼 왜 피노키오를 굳이 지정해서 이야기한 것일까? 그것은 이 책의 주제와 관련있는 듯 하다. 나무토막의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과장되고, 진짠가? 의심스럽고, 때론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든다. 잘 알다시피 피노키오도 번지르르한 말로 거짓을 일삼는 캐릭터 아니었던가.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나무토막이 하는 이야기를 내내 의심하고, 때론 속아 넘어가기도 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다. 자두들의 대통령 이야기가 나올땐 말도 안돼, 싶다가도 자두 케이크가 먹기 싫어서 뱉은 아이의 모습을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싶다. 그러다 어느새 꼭두각시 인형이 되고 정말 대통령이 될 뻔 한다. 이렇게 허무맹랑할 줄이야 하면서도 뒷 내용이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읽고 나서도 계속 생각난다. 뒤에는 어떻게 됐을까 하고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받고 생각보다 큰 크기와 강렬한 색채, 과감한 그림에 적응이 안되어 책이 잘 읽히지 않았다. 하지만 글만 읽어보자고 마음먹고 글만 읽기 시작하였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행되는 이야기에 몰입하다보니 어느새 책의 그림을 보며 감탄하고 책에 빠져든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회 비판적인 내용도 곳곳 숨겨져 있고, 목판화를 보는듯한 작화 기법도 참 마음에 든다. 차례가 맨 뒷장에 있는 것도 참 인상적이다. 내용만 보면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부터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7살 딸아이도 그림을 보면서 옛이야기처럼 읽어주었더니 좋아한다. 그림의 강렬함이 아이들을 끌어들이는 것인가 싶었다. 참 신선하고 독창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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