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들 담푸스 세계 명작 동화 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키아라 피카렐리 그림, 김하은 옮김 / 담푸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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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자마자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가난한 사람들이라니. 동트기 전 짙은 어둠 한 가운데에 나란히 손 붙잡고 걷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 하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연다. 책을 여자마자 보이는 잔뜩 긴장한 가족사진. 이 가족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이 가족이 가난한 사람들이란 이야기일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날마다 쉬지 않고 일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 먹을 것도 없다.
물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 세차게 몰아치는 폭풍우.
날마다 쉬지않고 일해도 나아지지 않고 탈출구가 없는 것 같은 삶. 이것이 잔나의 삶이다.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을 다잡을 수 없어 헤매이다 문득 자신보다 더 힘든 처지의 이웃을 떠올린다.
본능적으로 이웃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잔나.
이웃집 여자의 죽음을 발견하고 서로를 의지한 채 어둠 속에 웅크린 아이들을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선의로 한 행동이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며 잘한 것인지 자신의 행동을 고민하는 그녀를 보며
나 역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에 대한 조건을 고민하게 된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꼭 넉넉해야 가능 한 것인가.
돕는 다는 것이 물질적인 것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인가. 와 같은 질문들 말이다.
하지만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남편의 굳은 한 마디에
이웃집 아이들은 잔나 가족의 새 가족 구성원이 된다.


책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어둡고 빛을 적절히 활용한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마치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우리 모두는 살아야 합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등장한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온 빛은 우리 가슴을 울린다. 형편이 넉넉하든지 그렇지 않든지간에 서로 도우려는 그 마음만 있으면 이렇게 서로를 살릴 수 있다. 우리는 서로 연대해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점점 개인주의로 치닫는 현실에 이 책의 메시지는 참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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