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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워치 - 상 ㅣ 밀리언셀러 클럽 26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판타지소설은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작업이다'라는 말을 접한 적이있다.
판타지 장르의 성격상 작가의 마음대로 세상을 주무를 수 있지만 독자가 공감하지 못한다면 어느 오타쿠의 개꿈 정도에 그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공감한다면 멋진주인공,모험 같은 장르적 장치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마도 정교한 세계관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잘된 판타지의 세계는 구멍을 찾기 어렵다. 그리고 실제 그런 세상이 있다듯이 세밀하게 묘사한다. 해리포터의 마법세계의 학교생활, 행정체계, 마법사가족의 일상 등이 아주 친밀하게 다가온다. 반지의 제왕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나이트 워치 첫권도 좋은 판타지로서의 자격을 갖춘 것 같다. 아직 뒤이어 나온 데이워치와 더스크워치를 접하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세계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흡혈귀, 백,흑마법사, 변신자 정말 닳고 닳은 도구들, 선과 악이 균형을 위해서 서로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정 등은 새롭지 않는 장치들이지만 작가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나이트워치의 세상을 잘 묘사하고 있다. 물론 이 첫권만으로 쉽게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욕을 할 때 마다 그 사람 머리에 저주의 기둥이 생기고 그 저주기둥이 교통사고 같은 사소한 재앙에서 핵폭발, 세균테러 같은 거대한 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설정은 꽤 재미가 있다. 그리고 다른 차원의 공간인 어스름의 세계, 마법을 사용하는 묘사 ,허가증을 받아야 하는 흡혈귀들, 경비대원의 교육 등도 참신하다
다만 이 세계의 정보가 인물들간의 대화를 통해서 전달되는데 그 양이 만만치 않고 논쟁의 형식을 빌리기 때문에 페이지를 빨리 넘기기는 힘든 책이다. 차근차근 읽지 않으면 글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그리고 치프(모스크바 야간 경비대의 수장)의 계략 또한 쉽게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그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서 인내를 요한다. 하권의 세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선과 악의 논쟁이 내용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냥 페이지 후다닥넘기면서 책 한 권 읽고 싶어하는 분은 재미를 느끼기 힘들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다. 한편 전투신도 자주 나오지 않아서 박진감이 떨어진다.
우리 주인공은 어느 여자의 머리 위에 소용돌이 치는 작은 저주의 기둥에 개입을 하게 되고 나중에 이 저주의 기둥은 건물 높이로 자라서 모스크바를 위협한다 이 정도의 저주의 기둥은 강력한 암흑의 마법사만이 할 수 있는 일, 주인공은 올빼미와 함께 사건에 뛰어들고 동시에 '다른 존재'로서의 잠재력이 뛰어난 예르고라는 소년을 노리고 흡혈귀가 다가옵니다. 이것이 첫 이야기이다. 두 사건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첫 인연은 다른 이야기로 계속 이어진다.
흥미로운 러시아산 판타지의 입문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인 것 같다.그러나 위에서 말한 단점 때문에 선뜻 권하기 힘든 부분이 있으며 나이트워치만 읽을 생각이라면 절대로 권하고 싶지않다. 나이트워치만 읽으면 그냥 허탈한 느낌마저 들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데이워치까지 가는 발걸음을 늦추지 않을 꺼고 아마도 한 주 지나면 더스크워치가 번역되기를 간절히 기다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