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시간 서재에 글을 썼지만 효용으로 따지면 무안하다. 페이퍼 창을 열고 앉아 있다보면 뭐하러 글을 쓸까 한다. 글쓰기가 텅 빈 밤을 지나는 심정을 만든다. 관성을 못이기고 몇 글자를 적는다. 라디오를 만들어 볼까 싶지만 목소리조차 졸린 상태라, 비디오는 싫고.
며칠 전 알림에 알튀세르 마니아가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왔다. 알튀세르? 내가? 싶었으나 그렇다고 하니 그렇겠지. 알튀세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내 노트북 파일 탐색기에서 알튀세르를 검색하자 수십 개의 파일이 떴다. 내키는 대로 문서 하나를 열어서 "알튀세르" 찾기를 했더니 이런 대목이 열렸다.
* 주석 7번에 덧해 다음 구절 참고할 것*
주석 7번의 내용은 이렇다.
사토시 “전통적으로
통화의 근본 문제는,
그것이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신뢰의 문제로 귀결된다.
중앙은행은 통화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신뢰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화폐 통화의 역사는 중앙은행이
저질러운 신뢰 위반의 역사로 가득하다.
은행은 우리의 돈을 보유하고
전자송금하도록 신뢰되어야 하지만,
그들은 준비금도 없이 대출을
지속해 신용 거품의 물결을 자초했다.
우리는 우리의 사생활을 지키면서
그들을 신뢰해야 하는데,
그 신뢰란 신원 도둑이 우리의
계좌를 도둑질 하지 않도록 은행이 노력할 것이라는데
(기껏해야)
기대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엄청난 간접비로 소액 결제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왜 이럴까.
사토시? 뜬금없이? 영속패전론의 사토시? 발은 알의 제자다. 알이 보기에 발의 책은 대담하게 탐구하는 능력을 통해 자본론의 정신에 기여하지만 그 안에 있지는 않다. 사토시의 영속패전론도 그렇다? 영속패전론의 이론적 대담함은 풍부하지만 ...이런 뜻이었을까. 아니다. 아마도 내 성향을 생각하자면, 탈정치화, 예속적 주체 뭐 그런 개념에 대한 반발이었을텐데 어떻게 왜? 저 구절이 사토시 구절이 맞긴 한거야? 나 왜 이래. 알라딘은 알튀세르 마니아를 취소해 주기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