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까마귀 -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나무픽션 5
설흔.박현찬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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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까마귀>
설흔•박현찬 장편소설, 나무를 심는 사람들, 2023.2

“자기만 알고 남들은 모르는 것이 이명이고, 자기만 모르고 남들은 다 아는 것이 코골이다. 둘 다 잘못된 것이다. 쓰는 사람이 자신의 의중을 읽는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글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집과 독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정밀한 글을 써야 한다. ” (P.144)

새겨 듣자.

우리네 삶 속에서 글쓰기는 피할 수가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잘 쓰고 싶다. 그런데 그것도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안다. 그래도 한국인이라면 연암 박지원은 거의 다 알테니 이번 기회에 연암의 글쓰기 방법을 좀 익혀 보자.
연암 박지원에 대해 질문 하면 많은 이들이 ‘박지원은 조선 후기 실학자로…’라는 말로 시작할 거다. 그는 조선 후기의 명문장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사람이다. 연암의 책으로는 아마 <열하일기>가 가장 유명하지 않나 싶은데.

열하일기(熱河日記)는,
조선 정조 4년(1780)에 박지원이 지은 책. 중국 청나라에 가는 사신을 따라 러허강(熱河江, 허베이성 북부)까지 갔을 때의 기행문으로, 중국 희본(戲本)의 명목(名目)과 태서(泰西)의 신학문을 소개하였고, <허생전>ㆍ<호질> 따위의 단편 소설이 실려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붉은 까마귀>의 주인공은 연암의 아들 종채.
그에게 아쉬운 점은 명문장가 아버지에게 글쓰기에 대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인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행적을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에게 위험한 책 한 권이 찾아온다. <연암협일기>. 종채는 온갖 불온한 내용이 가득한 책과 아버지의 행적을 따라가며 아버지의 글쓰기를 경험해 나가게 된다. 우린 그를 따라가면 된다. 따라가면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차라리 오랑캐가 썼다고 하는 편이 더 낫겠더군. 천박한 농담을 즐기는 데다 애처럼 기이한 문물에 환장하는 꼴도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고 말이야.” (P.20)

누구는 명문장가라고 하지만 폄하하려는 이도 있을 테니 저런 말도 들을 수 있는 거다. 우리의 삶도 그럴 거다. 언제나 환영만 받고 살 수는 없다. 물론 쿨하지 못해 미안한 인생이라 쿨하게 못 넘겨 애로사항이 꽃 필 때도 있지만.

“종채는 책을 읽다 말고 무릎을 탁 쳤다.
아버지가 하루에 경서 한 장과 <강목> 한 단씩을 읽으라고 말한 것은 가르칠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글쓰기의 시작이 천천히, 꼼꼼하게 읽는 것임을 알 려 주었던 것이다. 미처 자신이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P.65)

언제나 속독이 익숙해져 있었는데 천천히 꼼꼼하게 읽으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천천히 책을 정독하고 있었다.

고전 소설 시리즈로 읽어 보는 문호의 글쓰기. 읽다 보면 글쓰기의 기본 원칙에 대해 깨닫게 되는 책. 연암을 조선 최고의 문장가로 만든 글쓰기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나의 글쓰기를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을 명심하자.

1️⃣ 정밀하게 독서하라.
2️⃣ 넓게 보고 깊게 파헤쳐라.
3️⃣ 원칙을 따르되 적절하게 변통하여 뜻을 전달하라.
4️⃣ 대립되는 관점 사이를 꿰뚫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라.
5️⃣ 11가지 실전수칙을 실천하라.
6️⃣ 초심을 잊지 말라. (책날개)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삶과 사상에 관심이 높아, 그것을 지금 시대에 소통되는 언어로 소개하는 책들을 주로 써 왔다는 설흔 작가님. 문학과 철학, 인공지능과 자연언어처리에 대해서 공부하셨다는 박현찬 작가님의 글을 통해 연암의 글쓰기를 배워 볼 수 있는 <붉은 까마귀>. 퇴계의 공부법을 배워볼 수 있는 설흔 작가님의 <네 통의 편지>가 함께 나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찾아 보시길.
<네 통의 편지>는 조선의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퇴계 이황의 공부에 대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네 가지 이야기라고

*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서 도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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