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꺽 쓰레기통> 공수경 글, 김이조 그림, 보리, 2023.1 제 2회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동화 공모전 당선작. 공수경 작가님은 제 26회 눈높이 아동문학상, 제 2회 보리 <개똥이네 놀이터> 창작동화 공모전 당선이라는 이력을 가지신 분. 신선한 소재를 찾는 재주가 있으신 분인가. 지은 책으로는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고소했대>, <버럭 임금과 비밀 상자> 등이 있다. 엇, 혹부리 영감은 아이와 읽어 보려고 여러 번 들여다 보던 책인데 다시 찾아다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아이들이 한참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한 지난 몇 년 ‘닌텐도 스위치’는 없어서 못 구하는 상품이었다.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구입에 성공하면 그대로 웃돈이 붙어 중고 시장에서 팔려 나갔다. 그놈의 게임기. 게임기가 뭐기에. <꿀꺽 쓰레기통> 속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태산이는 슈플스10 게임기가 갖고 싶지만 돈이 없다. 엄마는 사 줄 것 같지도 않다. 게임기를 만든 회사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50% 할인을 한다지만 살 재주가 없다. 돈, 돈이 필요해. 그런데 우연히 학교 화장실에서 돈을 주웠다. 나중에 보니 친구 상훈이의 돈이라는데… 게임기를 생각하니 돌려 주기가 싫다. 딜레마가 생기고 말았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식구들이랑 ‘쓰레기 박물관’에 가서 체험활동을 하며 만든 사각 스티로폼 상자 쓰레기통이 갑자기 마법을 부린다?! 문제는 이 쓰레기통이 양심을 내 불편한 마음을 먹어치워 준다는 것. 쓰레기통이 양심을 먹어치울 때마다 보이지 않는 털이 자라난다. 이 털. 나만 보이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단다. ‘양심에 털 난 사람’이 된 것이다. 덕분에 화장실에서 상훈이의 돈을 주운 것도 민율이의 게임기를 가져간 상훈이와의 비밀도 동생 태영이가 컵을 깬 것도 모두. 쓰레기통이 먹어치워 버리고 나는 양심불량이 되어 버렸다. “내가 지금 상훈이 돈을 주었다고 말하면 틀림없이 뭐라고 할 거다. 돈을 주웠는데 왜 바로 이야기 안 했냐며. 그러면 아이들도 나를 도둑으로 보겠지. 그래 차라리 말을 안 하는 게 낫겠다. 화장실 칸 안에서 주운 거니 어차피 아무도 못 봤을 거다. 그리고 이게 상훈이 돈이라는 증거도 없다.”(P.8~9) “상훈이가 민율이 게임기를 몰래 가져갔던 건 비밀로 해 주기로 했다. 민율이는 어차피 내일이면 다시 게임기를 찾게 될 거다. 그러니 괜찮지 않을까? 괜히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해서 반을 시끄럽게 하고 상훈이와 민율이가 원수처럼 되어 버리면 더 안 좋잖아. 우리 반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비밀을 지켜 주는 게 좋을 것 같다.“ (P.47) 한 번 양심에 털이 나기 시작하니 양심이 찔리는 것도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나 보다. 옛말에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른다 했다. 양심도 그런가 보다. 그러나 영원한 비밀이란 없는 것이다. 부디 흑역사 남기지 말고 무사히 해결을…“사실 우리도 다 양심에 걸리는 일 한두 가지쯤 한 적 있지 않아?” (P.147) 감싸 주려는 친구도 있으니 짧은 인생, 짧은 학교 생활이지만 헛된 시간을 보내진 않은 듯. 물론 지구는 넓고 사람은 많으니 털이 나건 말건 양심 따윈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사람도 많을 거다. 우리 최소한의 양심은 갖고 살자. 부디 이런 쓰레기통은 필요없는 사회가 되길.*보리에서 도서 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