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오 선생님의 배꼽잡는 우리말 유래담<이랴? 또 이랴?>글 서정오, 그림 김고은, 토토북, 2022.11 “유래 이야기가 믿을 만한 것은 못 됩니다. 겉보기에 그럴듯한 것은 있지만, 정말로 그렇다고 믿을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이야기가 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전해 온 까닭은 그 기발함이 주는 재미 때문입니다. 무릎을 칠 만한 재치와 놀라운 상상력이 이야기마다 소복소복 들어있으니까요.“ (머리말) 옛이야기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서정오 선생님. 내가 젊을 때(어릴 때는 아니고…)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를 너무나 재미있게 본 탓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당시 이미 성인이었지만 옛이야기는 유혹적인 장르였다. 우리말 유래담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야기와 함께 분위기를 돋구는 김고은 작가님의 삽화가 일품이다. 그림체가 어딘가 익숙하다 했더니. <끼인 날> 역시..! “그게 왜 그런지 이야기해 줄까?” “나는 어떻게 하면 서울 구경을 할 수 있을까?” “그야 눈을 만들면 되지.” “눈을 어떻게 만들어?” “우리가 만들어 주마!” 곡식들이 달려들어 감자 몸뚱이를 찔러서 눈을 만들어 줬어. 벼도 보리도 콩도 팥도 모두 감자 몸뚱이 여기저기를 쿡쿡 찔러 눈을 만들어 줬지. 그래서 감자에 움푹 팬 눈이 여럿 생기게 됐단다. (P.12~13) 한겨울 따뜻한 방에 비스듬히 누워 군고구마, 붕어빵을 먹으며 보면 딱 좋을 분위기의 여유가 느껴지는 도서. ‘고추가 빨개진 까닭은’ 이야기 속 심드렁한 빨간 고추의 표정이 압권이다. 이 책의 신스틸러. 하긴 나도 서평단 모집 글의 빨간 고추 그림이 너무 맘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하긴 했지. *토토북(@totobook_tam)에서 도서협찬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