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 -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 문화 평전 심포지엄 5
뤼디거 괴르너 지음, 최호영.김하락 옮김 / 북캠퍼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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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오스카 코코슈카에 대해선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세기의 예술가'라 칭하는 오스카 코코슈카가 추구하는 예술은 무엇이며, 그가 살아온 행적을 알고자 한다면 더없이 좋을 책이다. 인문학적 분위기가 흐르는 문체도 좋았고 담담하게 코코슈카의 예술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있다. 대개 예술가들은 당대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사후 재평가를 받으며 그의 작품에 주목한다. 유독 많은 자화상을 남긴 그는 94세까지 장수하며 1973년 눈 수술을 받은 후에도 크레용으로 자신을 그렸을 만큼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사람이다. 코코슈카는 평생에 걸쳐 창작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런던으로 망명했을 때조차 함께 했던 그의 아내 올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코코슈카라는 인물은 시대적 맥락에서 고려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흐름인 신즉물주의가 스스로를 기획이라 규정한 것은 코코슈카의 노력에 가장 근접했지만 그는 이 예술 운동의 구성주의 원칙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유독 많은 초상화를 그렸는데 나치 독일에 의해 퇴폐 화가로 가장 먼저 낙인찍혔다는 건 너무 직설적으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화법은 색채를 매우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풍경화가 마음에 들었다. 정교하게 사실적으로 그린 것보다 꿈틀대는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코코슈카의 예술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었는데 초상화를 그릴 때도 목탄이나 크레용을 두드러지게 사용했다고 한다. 얼굴 윤곽을 유화나 오일 파스텔화처럼 표현하는 등 색층을 여러 겹 겹쳐 칠하는 표현 방식을 사용했다고 하니 투박하고 거칠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분명 기존 화법과는 많은 면에서 달랐고 그 당시만 해도 눈에 띄게 도드라져 보였던 것 같다.


예술의 문외한인 내가 그에 대해서 평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한 색채 속에 인간의 내면을 담고자 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의 작품을 지금 봐도 매우 독특하고 독보적인데 어떻게 이런 기법으로 그려냈는지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로서 대담하게 표현해낸다. 그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오스카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각인되었다. 지금까지 하이데거, 니체, 베토벤, 마키아벨리, 오스카 코코슈카까지 '문화 평전 심포지엄 시리즈'에서 철학자와 음악가, 예술가 등 당대 뛰어난 인물들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있다. 이 시리즈가 좋은 점은 매우 깊이 있게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생애부터 작품에 대한 평가까지 종합적으로 인물을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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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 아노크라시, 민주주의 국가의 위기
바버라 F. 월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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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내전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다. 내전은 정치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같은 나라 안에서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대해 무력 투쟁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되어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광복 후 피비린내 나는 학살과 군부 쿠데타, 계엄을 경험했다. 수많은 국민들은 이념에 내몰리거나 저항한다는 이유로 죄 없이 죽음을 당해야 했다. 내전이 일어나면 전쟁보다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너무 어렸을 때라 계엄이나 5.18 민주화 운동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랐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과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민주주의가 당연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앞서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국민들이 피와 눈물로 항거하고 그들의 헌신과 분투가 없었다면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현재 민주주의 국가가 위기를 맞고 있다. 2021년 1월 미국 의회의사당 습격 사건이 벌어졌을 때 믿기지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의회의사당 점거 폭동 사태가 벌어질 거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 의결로 해제시킨 사건이 벌어졌고 2025년 1월 19일 서부지법 점거 폭동이 일어나는 등 내외신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사태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에서만 벌어지는 줄로 알았다.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과 유혈 사태는 아노크라시 구간에 들어간 나라에서 종종 벌어진다고 한다. 아노크라시는 민주주의와 독재의 중간에 자리하며 -5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받는 나라인데 정치 불안이나 내전을 겪을 가능성이 독재 정부보다 2배, 민주 정부보다 3배 높다.


제국주의가 막을 내리고 독립한 나라와 독재 정부를 무너뜨리고 민주화를 이룬 나라 중에 급진적으로 개혁을 시도한 나라는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점진적 개혁을 이끈 나라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민주적 제도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광복 후 빠르게 민주화를 이뤘으며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번에 깨닫고 나서 이 책에서 언급된 수많은 사건들은 결코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극우적 성향을 보인 대통령을 선출한다거나 점거 폭동이 벌어지는 등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고민해 볼 시점이다.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고 냉정하게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극단주의자들의 지지에서 적극적으로 이득을 보거나 그들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생겨날 정치적 대가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이런 집단적 맹목으로 인해 우리 미국인들은 불안정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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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스사 역사를 알고 떠나는 세계인문기행 2
제러미 블랙 지음, 이주영 옮김 / 진성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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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프랑스를 설명하는 수많은 말 중에 다음과 같은 말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가 현대 국가로 발돋움하기까지의 과정은 복잡함의 연속이었다."


전쟁도 잦았고 다른 국가에 비해 왕정 통치 기간도 길지 않은 데다 혁명도 수차례 일어났다. 세계사에 굵직한 사건과 전쟁도 프랑스와 관련된 장면들이 많다. 프랑스의 어원을 살펴보니 '프랑크족의 땅'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인 '프랑키아(Francia)'에서 왔다고 한다. 프랑크족이 갈리아 지역에 뿌리내리며 오랫동안 살다가 역사에 등장한 것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원전 58년 ~ 51년)에서 패배한 뒤 로마령이 되었고 갈리아 전체가 로마화되면서부터 일 것이다. 서로마 제국이 쇠퇴한 시기에 등장한 프랑크 왕국(481년 ~ 843년)은 메로빙거 왕조와 카롤링거 왕조로 나뉘어 다스렸다. 이후 서프랑크, 중프랑크, 동프랑크로 영토가 분할되었는데 여기서 프랑스는 서프랑크 왕조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카페 왕조, 발루아 왕조, 부르봉 왕조가 전쟁을 치르고 정략결혼을 하며 프랑스 영토를 차지하다 1190년경 존엄왕 필리프 2세에 이르러서 프랑스 왕국의 전성기를 열게 된다. 그리고 이 필리프 2세가 서프랑크 왕국을 '프랑스'라고 개칭한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게 된 것이다. 현재 프랑스는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으로 풍부한 역사적 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무대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강국이다. 프랑스의 문화와 음식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매년 약 9천만 명에서 1억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 1위의 관광 국가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지만 2023년 10월 기준 총 52곳이니 어딜 가든 그 지역 고유의 문화와 음식,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부빈 전투, 백년 전쟁, 존엄왕 필리프 2세, 아비뇽 유수, 잔 다르크, 낭트 칙령, 루이14세와 리슐리외, 계몽주의, 프랑스 혁명, 나폴레옹 황제, 프랑스 제1~3공화국, 벨 에코프 시대, 제1~2차 세계대전 등 '역사 속의 역사'만 읽어도 프랑스가 어떤 역사를 거쳐왔으며 중요한 사건과 전쟁을 치르면서도 영토를 지켜내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프랑스는 분명 매력적인 나리인 것만은 분명하다. 라틴어가 어원인 프랑스어라는 고유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며 혁명과 예술, 사상이 화려하게 꽃피운 유럽 역사의 심장이기도 하다. 로마 시대에 지어진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고 샤르트르 대성당, 노트르담 대성당과 에펠탑, 가르 교, 오랑주 지방의 로마 극장과 개선문, 몽 생 미셸과 만, 베르사유 궁전과 정원 등 볼거리도 많다.


특별부록으로 '프랑스 여행자를 위한 핵심 가이드'를 보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52곳 중 48곳을 소개해 주고 있으며, 프랑스 테마 루트 추천 코스와 프랑스 테마 추천 여행지 등을 알차게 실었다. 기원전 4400년경으로 시작하는 프랑스 타임라인을 보면 대략적인 프랑스의 역사가 어떤 흐름으로 내려왔는지 볼 수 있는데 빨간색으로 표기한 부분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의미한다. 책 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프랑사>라고 되어있지만 이 책만 제대로 읽으면 프랑스가 어떤 나라인지 알게 될 것이다. 프랑스를 보면 짧은 기간마다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프랑스 혁명과 2월 혁명 등 시민의 손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걸 보면 자유·평등·우애라는 표어에 제일 잘 어울리는 나라인 것 같다. 프랑스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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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힘 -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기는 비밀
박병학 지음 / 라온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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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천식을 앓으며 허약한 몸으로 태어난 저자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시험에 5년간 도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어느덧 나이는 30대 중반에 이르렀지만 아무런 사회 경력조차 쌓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수험생활을 하며 아르바이트로 일했던 독학관리학원 원장님으로부터 정식 직원으로서 학생들 관리 업무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연락을 받게 된다. 성실하게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던 모습을 눈여겨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 순간이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독학관리학원 담임으로 학생들을 관리하는 일은 생활에 안정감을 주었고 다른 무언가에 도전하고 꿈꿀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험 실패 경험도 학생들을 이끌고 동기부여를 얻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기회를 준 원장님과 진심을 다했던 결과가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미라클 모닝', '회복탄력성', '5초의 법칙', '청소력'이 '버티는 힘'의 핵심인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매일 작은 노력으로 변화를 주고자 할 때 도움이 되는 솔루션인 것이다. 저자가 경험했고 실천한 방법들이라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자기 관리 실전 루틴이다. 사실 많이 들어봤고 다른 책에서 읽어본 내용이라 딱히 새로울 것은 없었다. 문제는 하루 루틴으로 매일 실천할 수 있느냐에 달렸을 뿐이다. 5분 명상, 5초 세며 실행, 거울 보며 하이파이브, 산책, 계단 오르기, 독서, 감사 일기, 청소하기 등 대부분 할 수 있는 일들이다. 5년간 공무원 시험 도전에 실패하고 30대 중반에 무 경력이라 위축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행운처럼 찾아온 기회를 잡았고 생활이 차츰 안정을 되찾자 자기 계발과 공부를 하는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던 것이다. 


버틴다는 건 힘든 상황이 닥쳐와도 주저앉지 않고 이겨낸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지 않아도 평범하게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갈수록 치솟는 물가와 불안한 정치·경제 상황은 불확실성만 키워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을 놔버리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건 불변의 진리다. 비록 오늘 했던 루틴이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쌓여 버티는 힘을 주었으리라 확신한다. 만약 실패 경험을 떠안은 채 자책만 하고 있었다면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자기 계발서를 읽을 때 빠지는 함정이 '반드시 ~해라'에 매몰된다는 점이다. 사회에서 바라볼 때 패배자였던 저자가 자기 계발 전문가이자 강연자로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실패를 극복해낸 경험이 쌓인 결과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믿을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렇게 내가 바뀌기 시작하니, 내가 나를 이해하고 다독이고 바라보며 믿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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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희망 수업 - 그럼에도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꿈꿔야 하는 이유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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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후기입니다.


제목은 희망 수업이라고 되어있지만 수업 형식을 빌려 쓴 책이라기 보다 11가지 주제로 나눠 자신이 겪은 에피소드들을 편안하게 들려주는 에세이집에 가깝다. 책 분량도 많지 않아 술술 읽힌다. 대립과 갈등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오늘날 통섭과 숙론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대화의 장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숙론을 통해 민주적 합의에 도달해 본 경험이 적다 보니 어떻게든 상대방에게 밀리지 않고 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여서 토론을 하면 서로 싸우기 바쁘다. 통섭은 말이 어려워 보이지만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의미다. 융복합이란 말을 자주 하는데 이제는 하나의 학문과 기술이 아닌 복합적으로 실마리를 푸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열린 자세로 바라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고 문제 해결에 해답도 얻을 수 있다.


"디스커션은 누가 옳은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요즘 들어서 부쩍 의문이 든다. 희망이라는 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고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는 의미인데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기분 탓은 아닐 거다. 한반도에 5171만 명(2023년 기준)의 인구가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데 희망을 품고 꿈꿀 수 있는 사회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어도 보고 위로받고 싶다. AI 시대, 통섭형 인재, 진짜 공부, 책 읽기, 글쓰기, 토론 대신 숙론, 아름다운 방황, 어느 줄에 설 것인가, 저출산,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생태적 삶의 전환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구체적인 해결책과 방법을 제시한다기보단 부드럽게 건네는 생각이라 오히려 어떤 마음가짐으로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게 된다.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도 우리는 끝까지 노력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하면 됩니다."


살면서 인생 선배들에게 개똥철학 같은 이러저러한 생각들을 참 많이도 들었다. 되돌아보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투적으로 극복해야 할 일들이었다. 하나 건진 것이 있다면 한 번 건강을 잃고 나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사실이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면 굶기 딱 좋다는 말도 어지간히 들어왔다.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은근 남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훈수 두는 걸 좋아한다. 마치 인생에 정답이 정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사회가 정한 룰과 시스템에서 빗겨까면 배척하거나 낙인을 찍는다. 요 몇 년 사이 오랜 고민일 수도 있는데 저자가 해주는 다음과 같은 말이 커다란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적당히 먹고사는 삶도 나쁘지 않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사회를 오랜 세월 관찰해 오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무지무지 열심히 하면서 굶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먹고삽니다. 그러니 경제적인 것 때문에 지레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하지만 돈을 좀 더 벌어보겠다고 하고 싶지 않은 일 하면서 인생을 날리는 것보다는 적당히 먹고살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이 더 낫지 않을까요? 어느 줄에 설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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