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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평점 :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내기 위해 생존법까지 알아둬야 하는 건 달리 생각하면 갈수록 불안정하고 불안해져가는 사회에서 자기를 지켜내고 돌본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다. 길거리에서 무슨 일을 당하게 될지 모를 만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 마 범죄가 늘어나고 급발진 사고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당하거나 티메프 사태, 전세사기, 보이스 피싱 범죄 등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부의 양극화를 체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열악한 노동환경에 내몰려 사고를 당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이러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면 생존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한 것 같아도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오직 돈이 인격이 되어버린 시대니까 말이다.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은 소비 자본주의, 광고, 물질주의, 매체, 민주주의, 가족, 사랑, 성, 외로움, 일, 개인주의, 조용한 삶, 바쁨, 추함, 교육, 완벽주의, 과학과 종교, 자연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현대 사회로 오면서 현대인이 겪고 있는 일들을 그만의 시각으로 해부하여 성찰한다. 시대가 바뀌면 변화된 사회와 환경에 따라 생각과 행동 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에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본질을 파고들어 자기만의 철학을 갖고 있으면 결코 외세에 흔들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켜낼 수 있다. 사회가 만들어낸 프레임에 휩쓸리기 보다 드러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냐에 차이다. 우린 모두 불완전한 존재들이다. 완벽한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정신병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 위니콧의 말처럼 완벽주의는 때론 사람을 옥죄는 족쇄와도 같다.
"현대 사회는 사람들에게 더 높은 목표와 야망을 갖도록 부추겼다. 그러나 우리가 변함없이, 그리고 늘 어리석고, 실수투성이이며, 굉장히 우스꽝스럽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지 않으면 대규모의 정신적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 현대 사회의 자화상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마치 명상집처럼 개별적으로 흩어져 보이지만 18가지 주제들은 하나같이 현대 사회를 정의할 때 핵심이 되는 주제들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모습을 조망하고, 평온함을 되찾기 위한 방법들을 하나하나 알아본다. 분명 사회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삶의 중요한 가치와 목표 또한 예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현대 사회에 대한 탐구와 성찰은 오늘 하루도 힘겹게 버티며 사는 현대인에게 위안과 작은 희망을 준다. 갈수록 교묘한 방법으로 우릴 속이고 이용하려고 시도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우리의 욕망을 현혹하여 그릇된 길로 빠지면 파멸의 길에 이를 수도 있다. 온갖 위험과 유혹이 도사리는 시대에 이런 책을 읽고 중심을 바로잡아 본질을 끊임없이 추구해야겠다.
"세상이 이렇게 추해진 것은 시각적 영역이 엘리트들만의 소일거리가 아니라 우리의 정신 건강과 관련이 있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우리가 사는 곳이 우리가 어떤 인간이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