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 큰일 날 뻔한 행운의 돼지 신나는 새싹 14
한스 림머 글, 데이비드 크로슬리 사진 / 씨드북(주)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알렉산더'는 귀여운 안젤라와 꼬마돼지 알렉산더의 우정을 담고 있는 동화책입니다. 흑백사진이 실려 있는 이 책은 그림책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꼭 소리 없는 흑백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정겹습니다. 1969년에 그리스에서 찍었다는 사진을 보며 그 시대의 옷차림을 보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닌 돼지! 돼지와 친구가 되는 내용은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하고 돼지가 강아지처럼 영리해서 말을 알아들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돼지는 충분히 귀엽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아이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말입니다. 안젤라와 꼬마 돼지 알렉산더는 눈빛과 몸짓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사이가 된답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어른들은 못 보는 것들을 발견하고 탐색하면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안젤라도 그렇지요. 아주 먼 거리에 무언가 보여도 형체가 확실하지 않으면 그냥 시선을 돌려버릴 어른들과 달리 안젤라의 시선은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자루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눈이 반짝반짝한 채로 우연히 보게 된 자루를 뚫어져라 쳐다보지요. 안젤라와 자루를 뒤집어쓴 꼬마돼지는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납니다.

안젤라는 돼지를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어 알렉산더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집에 데려가 같이 살면서 항상 함께 합니다. 함께 놀고 장난치지요. 쓰레기통을 뒤지고 진흙탕에서 구르기도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시내에도 같이 가는 알렉산더는 이제 안젤라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갑자기 알렉산더의 원래 주인이 나타납니다. 알렉산더가 도살장에 끌려가게 됐다는 걸 알게 된 안젤라는 짐을 꾸려 알렉산더와 집을 나서지요. 이 둘은 무사히 도망쳐 둘만의 보금자리를 찾게 될까요? 책을 보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알렉산더가 영원히 안전하기를 바랄 어린 독자들이 많을 것 같네요.

 알렉산더가 안젤라를 만난 것은 행운입니다. 안젤라를 만나지 못한 채 자루를 뒤집어쓴 채 계속 걸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어떤 결과가 됐든 안젤라와 만나는 것보다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달리 생각해보면 안젤라가 알렉산더를 만난 것이 행운인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를 얻었으니 말입니다.

 

알렉산더를 사랑하는 안젤라의 눈빛은 너무나 따뜻합니다. 엄마가 아기를 바라보는 눈길이 이와 같지 않을까요. 대상을 저렇게 솔직하게,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안젤라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무언가를 소중히 대하는 법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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