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의 설계자들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직감·놀람·이야기의 기술
다마키 신이치로 지음, 안선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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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친구 집에 자주 놀러 갔다. 게임이 금지된 우리 집과 다르게 거기엔 게임기가 있었기 때문인데 버튼 몇 개를 누르면서 조이스틱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게임 캐릭터가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 펄쩍펄쩍 뛰는 게 참 재밌었다. 귀여운 캐릭터가 미로를 빠져나가면서 뭔가를 계속 먹는 게임도 있었고 직진하면서 장애물을 피하고 동전을 먹는 게임도 있었고 상대방과 싸워서 한 명이 쓰러져야 끝나는 게임도 있었다. 현란한 기술이 필요 없는 간단한 게임을 하면서도 자꾸 긴장이 돼서 손에 땀이 나곤 했다. 여러 가지 게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슈퍼 마리오. 게임을 할 줄 몰랐던 어린이가 게임과 친숙해지게 만든 게임이라고나 할까. 이 책을 읽고 나도 모르게 슈퍼 마리오에 빠져들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닌텐도에서 기획자로 일했던 저자가 들려주는 게임 이야기는 역시나 재미있다. 게임을 만드는 데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를 적절히 배치하고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배경에 깔아 몰입하도록 만든다고 하니 영화나 드라마 등과 다를 게 없다 싶다. 사람들이 게임에 정신없이 빠지는 이유는 말 그대로 '빠져들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란 것. 배경은 단순하고 하는 방법 또한 간단한 슈퍼 마리오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게임은 일단 보기만 하면 누구나 게임 방법을 절로 알게 된다. 오른쪽을 보고 선 캐릭터가 왼쪽으로 갈 리는 없을 테니 오른쪽으로 움직이겠다 싶어지면 실행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옆으로 가다가 벽돌이 나오면 부숴야 한다는 것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게 된다. 이렇게 간단한 게임인데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 밤에 자려고 누우면 게임 음악과 함께 슈퍼 마리오 게임이 펼쳐지곤 했는데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렸다. 요즘에는 닌텐도에서 나온 '동물의 숲'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데 한번 해볼까 싶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쉬는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은근히 관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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